한진해운이 끝내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전용회사, 우리나라 원양해운업의 선두주자로 전세계를 항해한 지 40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수석부장 김정만)는 2일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한진해운이 주요 영업을 양도해 계속기업가치의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실사 결과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게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을 실사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12월 “청산가치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때의 추정 가치보다 높다”는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채권자 의견조회 등 2주간 항고 기간을 거친 뒤 이달 17일 파산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파산을 선고하면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남은 자산을 매각한 뒤 매각 금액을 채권자들에게 배분하는 청산절차를 밟는다.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1977년 설립한 한진해운은 중동 항로와 북미 서안 항로, 북미 동안 항로를 차례로 개척한 뒤 88년 대한상선(대한선주)을 인수해 유럽 항로를 넘겨 받고 국내 1위 선사로 우뚝 섰다. 92년 우리나라 국적 선사로는 처음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후 미국 시애틀과 롱비치 등 주요 항만에 전용터미널을 세우고, 국내외 굴지 선사들을 인수 합병해 세계 7위 해운사로 올라섰다.
그러나 창업주 셋째 아들인 조수호 회장이 작고한 뒤 경영 경험이 전무한 조 회장의 부인 최은영 전 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특히 최 전 회장 재임 시절 고가의 용선료로 10년간 장기 계약한 것이 3년 연속 수천 억대 영업손실을 초래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15년 부채가 5조6,000억원에 달하게 되자 지난해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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