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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국대 테이블세터’ 해체된 타선, 역대 최약체 우려

입력
2017.02.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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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 한국일보 자료사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 한국일보 자료사진

야구 국가대항전으로 4년마다 열려 ‘야구 월드컵’으로 불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일 일부 선수들의 괌 미니캠프를 시작으로 닻을 올린 ‘김인식호’는 이달 중순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거쳐, 평가전으로 훈련 일정을 마무리한 뒤 3월6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돔에서 이스라엘과 1라운드 첫 경기를 벌인다.

2006년 초대 대회에서 4강, 2009년 2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꿰차며 프로야구의 르네상스를 주도한 효자 대회지만 2013년 열린 3회 대회에서는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경험했다. 게다가 이번엔 처음으로 국내에서 1라운드를 개최해 명예회복에 나서는 대표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주축 선수들의 잇단 이탈로 몸살을 앓은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거 오승환(35ㆍ세인트루이스)을 발탁해 급한 대로 뒷문을 강화했지만 무게감은 ‘드림팀’으로 불렸던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특히 해외파 야수들의 전원 불참으로 약화된 타선은 국가대표 부동의 테이블세터(1ㆍ2번타자) 정근우(35ㆍ한화)까지 하차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왼 무릎 수술을 받은 정근우는 최종 엔트리에까지 이름을 올려 강한 출전 의지를 보였지만 최근 통증이 재발해 결국 1일 하차 의사를 밝혔다. 정근우는 이용규(32ㆍ한화)와 함께 대표팀 타선의 첨병으로 근 10년간 활약해 왔다. 후배들에게 잠시 기회를 내줬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제외하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과 2013년 WBC까지 모두 개근했다. 대체 선수로 발탁된 오재원(32ㆍ두산)은 정근우에 비해 커리어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추신수(35ㆍ텍사스), 김현수(29ㆍ볼티모어), 박병호(31ㆍ미네소타), 강정호(30ㆍ피츠버그) 등 메이저리거들이 소속팀의 반대와 부상 등으로 이번 대회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야구인들은 정근우의 이탈을 더 치명적으로 보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는 생소한 투수를 상대하기 때문에 교타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특히 WBC는 투구수 제한이 있어, 이용규나 정근우처럼 상대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힐 수 있는 타자들이 필요하다.

이대호(35ㆍ롯데)가 합류한 중심타선도 물음표가 붙어 있다. 현재로선 이용규와 오재원이 1, 2번을 맡고 3번 좌익수 최형우(34ㆍKIA)-4번 지명타자 이대호(35ㆍ롯데)-5번 1루수 김태균(35ㆍ한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과거 대표팀엔 류현진(30ㆍLA 다저스), 윤석민(31ㆍKIA)처럼 특급 선발투수들도 있었지만 타선 역시 막강했다. 2006 WBC 4강 때는 3번 이승엽(41ㆍ삼성)-4번 최희섭(38ㆍ전 KIA)-5번 이진영(37ㆍkt),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는 3번 김현수-4번 이승엽-5번 김동주(41ㆍ전 두산), 2009 WBC는 3번 김현수-4번 김태균-5번 이대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3번 추신수-4번 김태균-5번 이대호가 맡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3번 김현수-4번 박병호-5번 강정호, 2015 프리미어12 때는 3번 김현수-4번 이대호-5번 박병호로 이어지는 가공할 타선이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역대 최약체 멤버가 될 수 있다”며 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순철 대표팀 타격코치는 본보와 통화에서 “솔직히 프리미어 12때보다도 전력은 약해졌다. 따라서 국가대표로서의 의욕과 팀워크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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