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아파트 위층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인을 살해하고 남편에게 중상을 입힌 30대가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홍순욱)는 2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4)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2일 경기 하남시 신장동의 23층짜리 아파트 21층 A씨(67) 집에 침입해 A씨의 부인 B씨(66)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A씨에게도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A씨 부부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 관련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상황 변화가 없자 몰래카메라를 A씨 집 복도에 설치,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내 범행하는 등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김씨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피고인은 조현병 증상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양형 참작을 요청했다. 김씨가 신청한 정신감정 결과 "정신의학적으로 망상, 환청, 현실적 판단 저하 등 증상을 일으키는 조현병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저주', '계시' 등의 말을 하며 조현병 증상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범행 당시에는 그와 같은 피해망상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조현병 증상이 범죄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도 없다"며 김씨 측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층간소음을 이유로 위층 노부부에 대한 살해 범행을 용의주도하게 준비하고 실행했다"며 "하지만 피해자 집에는 노부부와 자녀가 없는 차남부부가 살고 있었고 소음도 심하지 않았음에도 돌연 살해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유족과 그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죄책이 극히 중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피해자의 둘째 아들은 "이 사건으로 장사도 포기하게 됐고, 트라우마가 생겨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 등은 아예 보지를 못한다. 그런데도 가해자는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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