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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비투자 대기업-중소기업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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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비투자 대기업-중소기업 양극화 심화

입력
2017.02.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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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이나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가 발간한 ‘2017년 설비투자 전망’을 보면 주요 기업 3,550여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17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00억원(0.1%)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은 15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로 2.7%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은 25조1,000억원으로 13.2% 줄어든다. 지난해에도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2.1%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은 13.6% 감소해 설비투자의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설비투자 자금은 주로 내부자금(63.6%)이었다. 외부자금(36.4%)을 끌어 투자하겠다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이 역시 대ㆍ중소기업 간 온도 차가 있었다. 사내유보금을 많이 쌓아둔 대기업은 내부자금을 이용해 설비투자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70.3%에 달하나 중소기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곳이 67.7%나 됐다. 특히 외부자금 중 회사채 발행과 같은 직접금융(15.1%)보다 대출과 같은 간접금융(52.6%) 비중이 더 컸다.

설비투자 부진 요인으로 대기업은 주로 '불확실한 경기전망'(42.6%)을 꼽은 반면 중소기업은 '수요부진'(31.5%)과 '자금조달난'(24.4%)을 지적했다. 업종별로 명암이 갈렸다. 올해 세계 경제가 국내와 견줘 양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이 내수 위주의 비(非)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설비투자가 확대된다.

제조업의 총 설비투자 규모는 90조7천억원으로 작년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가운데 반도체·디스플레이(5.1%), 석유화학(6.3%), 석유정제(100.4%) 등은 투자가 확대된다. 석유정제업은 비(非)정유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고도화설비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상당한 규모로 투자가 늘어난다.

이와 달리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는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4.2% 감소하고 업황이 부진한 조선업(-20.1%)과 철강업(-13.2%)도 투자가 위축될 전망이다.

비제조업 설비투자는 89조원으로 지난해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부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악화된 소비심리가 내수기업의 투자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해운업(-49.9%)은 설비투자가 반 토막 나다시피 하고 부동산·임대(-11.8%), 전기·가스(-6.3%), 건설(-1.2%)도 여건이 좋지 못할 것으로 파악됐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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