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배당금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추월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배당금은 468억원으로 정몽구 회장의 460억원을 근소하게 추월한다. 올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1,9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는다. 삼성 총수 일가가 받는 배당금은 2,8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주주 환원정책에 따라 3조8,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배당을 결정함에 따라 삼성총수 일가의 배당금도 크게 늘어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1,374억원, 삼성생명 498억원, 삼성물산 30억원 등 1,902억원의 배당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2만7,500원, 우선주 1주당 2만7,550원 비율로 3조8,503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 회장은 보통주 498만5,464주(3.54%), 우선주 1만2,398주(0.06%)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통주 1,371억원, 우선주 3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삼성생명은 보통주 1주당 1,200원의 배당을 결정해 이 회장은 498억원을 배당금으로 받고 보통주 1주당 550원의 배당을 결정한 삼성물산에선 30억원을 받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1,000억원, 삼성생명 747억원, 삼성물산 27억원 등 1,774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올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231억원, 삼성물산 180억원, 삼성SDS 53억원, 삼성화재 3억원, 삼성생명 1억원 등 468억원의 배당을 받게 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168억원을 비롯해 삼성물산 157억원, 삼성SDS 44억원, 삼성화재 2억원, 삼성생명 2억원 등 373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정 회장의 배당금과 비교해 70억원 가량이 적었지만, 올해는 역전됐다. 정 회장은 올해 동일한 배당금을 받았다. 이건희, 이재용 부자를 비롯한 삼성 총수 일가가 올해 받게 되는 배당금은 2,830억원 수준이다.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라움 관장은 삼성전자에서 298억원의 배당을 받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물산(58억원)과 삼성SDS(23억원)에서 각각 8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이 없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가 8,109억원의 배당을 결정, 지분비율에 따라 342억원을, 985억원을 배당하는 현대제철에서는 118억원을 각각 받는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에도 올해처럼 현대차에서 342억원, 현대제철에서 118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당시 정 회장에게 지급된 보수가 56억원인 것으로 고려하면 배당으로 보수의 6배를 더 가져간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 151억원, 기아차 78억원, 현대위아 6억원, 이노션 4억원 등 239억원의 배당을 받는다.
삼성과 현대차 외에도 그룹 총수가 있는 상당수 대기업이 배당할 예정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 76억원, 신세계 22억원, 신세계건설 2억원 등 100억원의 배당을 받는다. 이명희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41억원, 광주신세계 10억원 등 5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고 정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12억원의 배당을 받는다.
LG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인 LG가 지난해 2,287억원의 배당을 하고 구본무 회장이 11.28%의 지분을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배당금은 250억원이 넘는다. 올해 LG화학은 3,681억원, LG디스플레이는 1,789억원, LG생활건강은 1,258억원, LG전자는 729억원, LG하우시스은 180억원, LG이노텍은 59억원을 각각 배당하기로 했다.
SK는 지난해 1,917억원의 배당을 해 지분 23.40%를 보유한 최태원 회장에게는 450억원 정도가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530억원보다 700억원 가량 많은 4,236억원의 배당을 결정한 상태다.
대기업 상장사 중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추가로 배당을 결정하거나 비상장 계열사가 배당할 경우 총수 일가가 받는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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