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가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따른 ‘달걀 대란’ 여파가 반영되면서 농ㆍ축ㆍ수산물 물가가 뛰었고 유가 반등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오른 탓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올랐다. 이는 2012년 10월(2.1%)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AI 때문에 빚어진 달걀 수급난이 지난달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달걀값이 크게 뛰었다. 지난달 달걀값은 1년 전보다 61.9% 뛰었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8.7%) 상승 폭보다 7배나 확대된 것이다. 달걀 외에도 무(113.0%), 배추(78.8%), 당근(125.3%)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들썩였다. 이 때문에 전체 농ㆍ축ㆍ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8.5% 올라 전체 물가를 0.67%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국제유가 반등 여파로 그간 물가 안정세에 기여했던 석유류도 1년 전보다 8.4% 뛰어 전체 물가를 오히려 0.36%포인트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서비스물가는 2.2% 상승해 전체 물가를 1.21%포인트 상승시켰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5%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7% 올랐다.
식품 등을 포함한 생활물가는 2.4% 상승했다. 생활물가는 2012년 2월 2.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 먹는 채소, 과일 등의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12.0%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내리 두 자릿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가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인상 폭이 컸다”며 “작년 1∼2월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적은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