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르면 이번주 영장 청구
안종범 부인에 명품 가방 건네고
의료시술까지 한 사실 확인
운영 회사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박대통령 순방 사절단 3회 선정
정부서 연구비 15억 지원받기도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의료 농단’의 몸통으로 의료용품 제조회사인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박채윤(48)씨를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진료 핵심인물인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57) 원장의 부인이다. 특검은 이르면 금주 내 박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박씨 부부가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측에 금품 등을 건넨 정황을 파악,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주 안 전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이들 부부가 안 전 수석의 부인에게 여러 개의 명품 가방과 금품을 건네고 의료 시술까지 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은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과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뇌물공여와 사기 등의 혐의로 박씨를 구속해 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특검은 애초 비선의료 농단의 중심에 있던 김 원장을 수사하는 과정에 박씨의 범죄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운영하는 와이제이콥스는 2015~2016년 박 대통령의 중남미 중국 프랑스 등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세 번이나 선정됐고 수술용 실 개발 목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연구개발비 목적으로 15억원을 지원 받기도 했다. 이 업체 제품은 서울대병원에 납품 특혜를 받았다. 또 중동 진출을 위해 안 전 수석이나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등이 개입하고, 이를 막았다는 이유로 조원동(61) 전 경제수석은 보복 인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박씨 동생이 운영하는 화장품 제조업체 존제이콥스 역시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됐고 지난해 2월에 이 회사 제품이 청와대 명절 선물로 정해졌다.
특검은 박씨뿐 아니라 김 원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17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특검 조사를 받았던 김 원장은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소개로 대통령 공식 자문의가 아닌데도 ‘보안 손님’ 자격으로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대통령을 진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그는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외래진료 의사로 위촉되는 특혜를 받았다거나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시술 의혹도 받아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키맨으로도 지목됐었다.
특검은 김 원장 부부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2일 정만기(58) 산업부 1차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이들 부부가 특혜를 받는 과정에 최씨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김 원장에 가려졌던 박씨가 의료계 비선실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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