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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진 빅텐트 구상, 자기 길 찾아 나선 유승민ㆍ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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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진 빅텐트 구상, 자기 길 찾아 나선 유승민ㆍ안철수

입력
2017.02.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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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 야권에 사드 등 안보관 공세

노동시간 단축, ‘칼퇴근’ 공약도

安, TK 찾아 反文 결집 독려

중도ㆍ온건 보수 지지 확산 기대

유승민(왼쪽) 바른정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승민(왼쪽) 바른정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력 대권 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제3지대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화’를 내건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선(先)자강론’을 외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각자의 진영에서 주도권 드라이브를 걸었다. 반 전 총장의 기반이었던 중도 보수층을 흡수하려는 이들의 목표는 같지만 유 의원은 보수 색채 강화로, 안 의원은 정권교체 대안론으로 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상반된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 반 전 총장을 고리로 한 빅텐트 가능성이 소멸된 가운데 당분간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각개 약진이 예상된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 유승민 한미동맹 역설…칼퇴근 약속

바른정당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공약 2호인 '칼퇴근' 제도화를 발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바른정당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공약 2호인 '칼퇴근' 제도화를 발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유승민 의원은 1일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 노선을 재확인 내지 강화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둔 이날 그는 '굳건한 한미동맹' 필요성을 역설했다. '칼퇴근 시대' 제도화도 약속하며 노동시장 변화를 예고했다.

설 연휴 기간 '보수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밝힌 유 의원은 이날 대세론을 스스로 인정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대척지점인 '안보관'을 파고 들었다. 강력한 한미동맹, 단호한 북핵대응, 튼튼한 국방을 내세워 문 전 대표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보수 결집에 대한 호소였다. 유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회의원ㆍ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은 향후 한미동맹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한미동맹 계승ㆍ강화 ▦북핵미사일의 분명한 대응방안 ▦사드 조기 배치 등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합의ㆍ도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의원은 특히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민주당 대선 주자 중에 코 앞의 표를 의식해 속마음(사드 반대)과 다른 입장을 내고 있는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유 의원은 또 이날 노동시간 단축을 법적으로 의무화해 정시 퇴근을 유도하는 '칼퇴근 시대' 법안을 대선공약으로 내놨다. '육아휴직 3년법'에 이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공약 2탄이자 저출산 극복 해법이었다. ▦유럽연합(EU)의 퇴근 후 최소 11시간 휴식 규정 도입(학부모ㆍ임산부 등은 시간 차별화) ▦일주일ㆍ연(年) 단위의 초과근로시간 한도 규정 ▦근로시간 기록ㆍ보존 의무 기업에 부과 ▦근로시간 신고 및 결과 공개를 의무화 한 '근로시간 공시제' 시행 ▦퇴근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돌발노동' 지시 금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유럽 선진국의 관련 법ㆍ제도를 살펴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한 것으로 캠프 관계자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는 만큼 촘촘하게 공약을 완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중도 표심 흡수 위한 강공 드라이브 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의 중도 표심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미 반 전 총장의 낙마를 염두에 두고 중도온건층 지지 확보에 집중해 온 안 전 대표로선 기대가 현실이 된 셈이다.

안 전 대표의 대선 전략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본선 양강 구도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핵심이었다. 강성보수로 분류되는 국민의 20~25%를 제외한 75~80%의 지지율을 두고 문 전 대표와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다면, 중도ㆍ온건보수층에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신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 부분 표심을 흡수하던 반 전 총장의 존재였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좀 더 강력하고 폭넓게 중도ㆍ온건보수층 공략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게 안 전 대표 측 판단이다.

실제로 이날 안 전 대표는 여권의 심장이자 문 전 대표에 가장 반감이 큰 대구ㆍ경북(TK)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구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민주당과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저 안철수”라며 “집안 뿌리가 경북 영주시인 나를 지지해 준다면 TK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반기문 변수가 사라짐에 따라, 교육혁명과 4차 산업혁명 대비 등 안 전 대표에게 강점이 있는 미래 리더십을 더 적극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라며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적 변환을 원하는 중도ㆍ온건보수층의 지지가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퇴장으로 국민의당을 중심을 한 야권 스몰텐트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미 박 대표와 손 의장, 정 전 총리 사이에서 비밀리에 통합 경선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며 “반 전 총장 사퇴로 논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의장 등이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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