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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학교 석면 철거, 업체 선정 심사부터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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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학교 석면 철거, 업체 선정 심사부터 부실

입력
2017.02.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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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ㆍ당진ㆍ공주교육지원청

부적격 업체와 버젓이 계약

민원 일자 일부 재공고 법석

도교육청 사실 확인도 미지근

석면 함유 슬레이트 철거 현장. 연합뉴스
석면 함유 슬레이트 철거 현장. 연합뉴스

충남도교육청 산하 일부 교육지원청이 석면 철거 공사와 관련해 규정에 맞지 않는 서류를 제출한 업체를 선정하는 등 부실 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부적격 업체 선정 문제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는 데도 사실 확인에 나서지 않아 불신을 키우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천안교육지원청과 당진교육지원청, 공주교육지원청 등 3곳에서 행자부 예규 제69호(지방자치단체 입찰 시 낙찰자 결정기준)를 충족시키지 않은 서류를 제출한 업체와 각급 학교 석면해체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행자부 예규에 적시되지 않아 자격이 없는 신용평가기관에서 발급한 신용평가서를 제출한 업체와 버젓이 공사 계약을 맺었다. 행자부는 예규에 8개 신용정보기관을 적시하고, 해당 기관이 발급하는 신용평가등급 확인서로 업체의 신용을 평가토록 했다. 다만 입찰자가 관련 협회에 신고한 자료가 있는 경우 해당 협회에서 발급하는 확인서로 평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석면업의 경우 아직까지 평가서를 발급할 협회가 없어 사실상 8개 기관의 신용평가서만 자격 심사에서 유효하다.

하지만 천안교육지원청은 2억원 규모의 천안공고 석면 철거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8개 평가기관이 아닌 기관의 신용평가서를 제출 받아 덜컥 계약을 체결했다가 문제 제기가 이뤄지자 계약을 철회하고, 재공고에 나섰다. 천안교육지원청은 앞서 지난해 말 1억3,800여만원 규모의 천안여중 석면 철거 공사도 같은 결격 사유를 가진 업체와 계약했다. 하지만 천안교육지원청은 공사가 이미 끝났다는 이유로 후속 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주교육지원청도 8,500만원 규모의 공주마이스터고 석면철거 공사 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부적격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공사가 이미 마무리됐다는 이유로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당진교육지원청은 당진중 석면철거 공사와 관련, 적격한 신용평가기관이 발급했지만 규정 상 기간이 맞지 않아 효력이 없는 신용평가서를 제출한 업체와 계약했다. 예규 규정 상 신용평가서 발급일자는 입찰공고일 전까지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입찰일이 지나 발급받은 신용평가서를 제출했고, 당진교육지원청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도 모자라 입찰점수 계산을 잘못해 업체가 반발하고 있지만 재계산한 결과 업체 순위 변동에는 지장이 없었다는 해명만 하고 있다.

아울러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강경상고 석면철거공사(8,800여만원) 1순위 업체가 부적격 신용평가서를 제출한 것을 뒤늦게 파악해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이번 주까지 1순위 업체의 이의제기 여부를 기다린 뒤 적격한 업체와의 계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관내 교육지원청 여러 곳에서 이런 부실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한 달이 넘도록 사실상 방치했다. 한 석면철거업체 관계자는 “도 감사위원회에 지난해 말 부실ㆍ부적격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문제 제기를 했지만 사실 확인을 하려고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똑 같은 부적격 업체인데 이미 완공됐다는 이유로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어떤 업체는 문제가 있다며 재공고를 하는 것은 도대체 뭐냐. 일관성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해당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처 해당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빚어진 것일 뿐 고의성은 없다”고 해명한 뒤 “협의를 거쳐 문제를 바로잡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민원 전화가 두 번 정도 왔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연락이 끊겨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관련 부서 등과 협의해 경위 파악을 하고, 필요할 경우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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