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국가적 자산 안타깝다”
유승민 “갑작스러운 결정 충격적”
안희정 “고뇌에 찬 결단이라 생각”
이재명 “당연한 결정 쉽게 예상”

여야 대선 주자들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한 목소리로 의외의 선택이지만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보여주신 행보에 비춰 보면 뜻밖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앞으로의 대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정권교체를 하려는 후보와 정권을 연장하려는 후보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압도적 민심이 정권교체에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자신의 대세론을 자신했다.
반 전 총장과의 연대를 모색했던 제3지대 진영은 그의 중도 하차 소식에 놀라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 정치판에 들어와 훼손돼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오늘 오전 반 전 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안부도 물었는데 갑작스럽게 결정해 충격적이다”면서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해 존중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입장 자료를 통해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권 레이스에서는 하차했지만 유엔 사무총장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 성서공단을 방문 중이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외교적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의 경력을 살려 현안들을 풀어내는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앞서 반 총장의 낙마를 예상했던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당연한 결론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고위 공직 경력을 갖더라도 자질이 부족하거나 사적 이익에 공직을 이용했다면 자격미달”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주자들이 말을 아낀 것과 달리 여야 정치권은 보다 날선 반응을 쏟아냈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처음부터 우리 국민은 반 전 총장이 존경 받는 원로로 남아주길 바랐다”면서 “그러나 대선 후보로 검증을 자처했고, 그 과정의 혹독함은 국가 지도자에 요구되는 무거운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국가 경영에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대선 의지를 피력하면서 국민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반면 정태옥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야당과 일부 좌파들의 과도한 흠집내기로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다”고 감쌌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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