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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안재현 구혜선의 신혼 '재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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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안재현 구혜선의 신혼 '재미'가 남다르다”

입력
2017.02.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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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 '신혼일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N 제공
나영석 PD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 '신혼일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N 제공

“이번에 ‘신혼일기’를 찍어보니 안재현도 보통 남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굳이 병원에 안 데려가도 될 것 같더라고요.”

나영석 PD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 기자간담회에서 소문난 ‘사랑꾼’ 안재현에 대해 180도 달라진 소감을 밝혔다.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에서 아내인 배우 구혜선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나타냈던 안재현에게 “6개월 뒤에도 이 상태 그대로면 병원에 데려가겠다”며 뜨악한 반응을 보였던 나영석 PD였다.

하지만 이날 나 PD는 “재현이도 (부부 관계에서) 헛다리를 많이 짚더라”며 “평범한 남자답게 사랑을 바랄 때도 있지만 실수할 때도 있는 모습들을 보니, 얘도 ‘정상’이었다”고 말하며 호탕한 웃음을 보인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우형 PD와 김대주 작가 역시 “평범한 남편처럼 부부싸움을 되려 키우는 안재현을 보며 답답하기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3일(금) 밤 9시 20분에 첫 방송되는 ‘신혼일기’는 결혼 8개월 된 신혼부부 구혜선 안재현의 일상을 담은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도심 속 아파트를 떠나 강원 인제군의 외딴 집에서 보름 가량을 지내면서 벌어지는 신혼부부의 일상을 그렸다. 출연자가 오로지 구혜선과 안재현 두 명뿐인데다,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느라 그 흔한 ‘미션’ 하나 없다 보니 나 PD가 그간 선보였던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 ‘신서유기’ 등에 비해 훨씬 잔잔하고 정적인 예능이 탄생했다.

덕분에 ‘나영석 표’ 예능에서 찾아 보기 힘들었던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담겼다. 영상미를 살려 촬영하는 데 특히 신경을 썼고, 음악의 완성도를 위해 가수 유희열에게 OST를 부탁하기도 했다. 나 PD는 “저희 팀이 지금껏 해 온 예능들은 남성적인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남녀 간의 세밀한 감정 교류를 담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며 “부부 두 명의 이야기만 오롯이 담는 것도, 촬영 기법도, OST도 저희로선 굉장히 새로운 시도였다”고 밝혔다. 이 PD는 “최대한 신혼방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쳐다보는 느낌으로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tvN ‘신혼일기’는 결혼 8개월 된 신혼부부인 구혜선과 안재현의 리얼한 일상을 그려냈다. tvN 제공
tvN ‘신혼일기’는 결혼 8개월 된 신혼부부인 구혜선과 안재현의 리얼한 일상을 그려냈다. tvN 제공

예상을 빗나간 건 구혜선과 안재현의 싸움이 생각보다 격하고 잦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여느 신혼부부처럼 가사 분담을 두고도 하루 종일 말다툼을 이어갔다. 싸움이 깊어지면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비밀의 방’에 들어가 긴 대화를 나누고 나온다고 한다. 나 PD는 “처음 시작할 땐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너무 사랑해서 없으면 못 사는 아름다운 신혼부부 이야기를 찍고 싶었는데, 막상 찍고 나니 굉장히 현실적으로 공감되는 부부의 모습”이라며 “보면서 ‘저렇게 대화를 많이 할 필요가 없는데, 나중에 다 안 좋게 돌아올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PD는 “이 부부 역시 박 터지게 싸우기도 한다”며 “대신 6시간을 길게 얘기하며 싸움을 풀어가는 과정이 신선하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나 PD는 “이들의 일상이 재미있는 건, 전통적 남녀 관계에서 벗어난 이들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구 조립이나 장작 떼기, 삽질 등 힘을 써야 하는 험한 일들을 도맡아 하는 구혜선, 요리를 좋아하여 부엌일을 전담한 안재현의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나 PD는 “구혜선이 매우 털털한 성격에 힘 쓰는 일을 많이 하고, 안재현은 음식 만들고 요리 하는 걸 좋아하고 훨씬 섬세하다”며 “보통 부부 관계에서 남자들이 혼자 있고 싶어하고 여자들이 같이 뭘 하고 싶어하는데, 구혜선은 늘 혼자 있고 싶어하고 안재현이 같이 놀아달라고 한다”며 웃었다. 반려동물 6마리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 역시 눈길을 끈다. 나 PD는 “촬영이 끝날 때쯤엔 반려동물들에게 홀딱 반할 정도였다”며 “귀여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신혼일기’는 보통 결혼으로 끝을 맺는 동화에서 더 나아가, 동화 같은 결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아름답고 달콤하게만 그려지는 대신 현실적인 다툼과 서툰 결혼 생활을 보여주며 시청들의 공감을 얻어낼 전망이다. 김대주 작가는 “작가와 피디들이 모두 모여 편집을 하다 보면 결혼 한 사람은 한 사람대로, 안 한 사람은 안 한 사람 대로 본인들의 경험에 비추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션도 없고 여행지를 돌아다니는 게 아닌데도 이야깃거리는 가장 풍성해서 가족이나 부부, 연인들끼리 보면 분명 할 얘기가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PD는 ‘신혼일기’ 시즌제에 대한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시청자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고 프로그램이 잘 되어서 두 번째, 세 번째 시즌을 찍기를 저희도 당연히 바라고 있다”며 “요즘 결혼들을 많이 하시더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최유경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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