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연방 대법관으로 닐 골서치(50) 콜로라도 주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오후 8시(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보수 성향의 골서치 판사를 연방대법관에 공식 지명했다. 골서치 판사는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으로 헌법 원전주의를 강조하는 보수 성향의 판사로, ‘보수의 거두’라 불렸던 전임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을 이을 적자로 꼽혀 왔다. 지명안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사망 이후 약 1년간 8명으로 운영된 연방대법원이 정상화하는 동시에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된다. 지명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골서치 판사는 부인 루이스와 함께 무대에 올라 감사 인사를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06년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임명한 골서치는 스캘리아 전 대법관처럼 헌법을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는 원본주의자(originalist)일 뿐 아니라 법규를 쓰여 있는 글씨대로 적용하는 원문주의자(textualist)다. 존 L. 케인 덴버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NYT와 인터뷰에서 “골서치 판사는 반대 의견을 독설로 표현하지 않고 유익하게 설명하는 뛰어난 법관”이라며 “법계에서 막대한 존경을 받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주요 쟁점인 낙태 문제에 대해선 과거 내린 판결이 거의 없어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난해 유타 주 공화당 의원들이 미국가족계획연맹(PPFA)에 자금지원을 중단하려 한 사건에 대해선 반대한 판례가 있다. PPFA는 저소득 여성들의 낙태, 피임 등을 지원하는 단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당일까지도 골서치 판사와 토머스 하디먼(52) 펜실베이니아 주 연방항소법원 판사 사이에서 쉽게 선택을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직전까지 유력후보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언론은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2월부터 새 대법관은 스캘리아와 같은 보수파 인물이 돼야 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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