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3년법'에 이은 2호 공약 제시
유럽 선진국 수준으로 노동ㆍ휴식시간 보장
바른정당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이 1일 퇴근시간 준수를 보장하고 퇴근 후 돌발노동을 없애는 '칼퇴근법'(가칭)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내놓은 '육아휴직 3년법'(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이은 2호 공약이다. 유 의원은 노동ㆍ휴식시간을 유럽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저출산의 재앙을 막는 개혁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저출산을 극복하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누리며 아이들이 부모의 따뜻한 품에서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미래를 지켜줄 것"이라며 '칼퇴근법' 발의를 약속했다. 개인의 여가시간에 업무 연락이나 지시가 없도록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을 구분한 독일의 '안티스트레스법', 회사가 휴식시간에 근로자에게 업무 연락ㆍ접속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한 프랑스의 '연결차단권', 또 독일ㆍ프랑스가 정한 퇴근 후 '11시간 연속 휴식' 규정과 프랑스의 초과근로 220시간 준수 등을 두루 살핀 결과물이다.
유 의원은 "현장에서 실제로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도록 하는 단호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EU처럼 퇴근 후 최소 11시간 휴식 규정 도입(학부모 12시간, 임산부 13시간 등 모성보호 차별시간도 고려) ▦일주일, 1년 단위의 초과근로시간 한도 규정 ▦기업에 근로시간 기록 및 보존 의무 부과 ▦기업이 근로시간을 신고하고 결과를 공개토록 '근로시간 공시제' 도입 ▦퇴근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돌발노동' 업무지시 제한 등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 근로시간이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2,228시간) 다음으로 길다면서 OECD 평균인 1,766시간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의원은 "계속 되는 주중 야근과 주말 근무로 자녀의 친구가 되고자 하는 아빠의 꿈을 빼앗고, 어린이집에 맡긴 아이 생각에 퇴근시간이 되면 조마조마해 해야 하는 워킹맘의 초조, 불안, 죄책감을 끝내야 한다"며 "젊은이는 일자리를 못 구해서,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선 과로사하는 일하는 엄마, 아빠 모두가 지쳐버린 사회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공약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유 의원은 "아빠와 아이가 함께 놀고, 임신과 출산이 일하는 여성의 발목을 잡지 않으며, 청년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주기 위해서 칼퇴근이 정착되고 돌발노동은 금지되어야 한다"며 "'근로시간을 몇 시간으로 줄이겠다'는 공약(空約)이 아닌 구체적인 장치들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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