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매출 늘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영향으로 이번 춘절(1월 27일∼2월 2일)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여행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여행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20~50%씩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1일 “작년 춘절보다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 수가 20~30% 줄어서 내부에서는 ‘장사가 신통치 않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여행사 입장에서는 2014년 세월호 사고, 2015년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이번 사드까지, 장사가 잘 됐던 때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호텔업계도 영향을 받았다. 롯데호텔서울과 롯데시티호텔명동, L7명동의 이번 춘절 중국인 예약 건수는 20% 감소했으며 전체 고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5% 줄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중국인은 줄었지만,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들이 예약 건수와 비중이 모두 늘어 감소분을 만회했다”고 말했다.
다른 때보다 긴 춘절 연휴와 추운 날씨도 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들도 연휴가 길면 장거리 여행지를 더 많이 가고, 추운 한국보다는 따뜻한 나라를 더 많이 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유커 감소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비율이 높은 제주도가 직격탄를 맞았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춘제 연휴 7일간 항공편과 크루즈선으로 제주를 찾을 예정인 유커는 작년(5만1,385명)보다 16.6% 감소한 4만2,880명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들에게 오는 4월까지 한국행 단체관광객을 20%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1~2월 중국발 한국행 전세기를 불허한 여파로 분석된다. 최근 한국행 크루즈선 운항도 감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서는 춘절 연휴 해외를 찾는 유커 수가 600만 명으로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는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인 개별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단체 여행객 감소분을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관광객은 전반적으로 많이 줄었지만, 중국인 개별여행객이 많이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작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개별 관광객 증가를 반영하듯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도 늘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중국인 매출이 작년보다 23% 상승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중국인 매출도 작년 춘절보다 10% 증가했다.
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방한 유커 중에서 60%를 개별 관광객이, 나머지 40%를 단체관광객이 차지한다.
한편, 관광공사는 이번 춘절 연휴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를 작년보다 4% 정도 늘어난 14만 명 내외로 예상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14만 명 예상은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것”이라며 “예측 이후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만한 특별한 상황이 생긴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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