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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끝났다’고 할 때 이 악문 오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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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끝났다’고 할 때 이 악문 오세근

입력
2017.0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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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오세근이 1월 31일 안양실내체육관 내 구단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양=김지섭기자
KGC인삼공사 오세근이 1월 31일 안양실내체육관 내 구단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양=김지섭기자

‘건강한’ 오세근(30ㆍ안양 KGC인삼공사)은 무서울 것이 없다. 키 200㎝, 몸무게 105㎏의 탄탄한 몸으로 골 밑에서 묵직하게 버틴다. 김승기(45) KGC인삼공사 감독은 “지금이 오세근의 전성기”라며 “현재 그를 막을 선수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만수’ 유재학(54) 울산 모비스 감독 역시 “내가 지금껏 본 오세근 중 올 시즌 모습이 최고”라며 “실력에 여유까지 생겼다”고 호평했다.

오세근이 중심을 잡자 KGC인삼공사는 구단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31일 현재 24승9패로 2위 서울 삼성(23승11패)에 1.5경기 앞선 단독 선두다. 무엇보다 전날 이번 시즌 3전 전패를 당했던 삼성과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오세근은 경기당 평균 14.1점 8.1리바운드 3.6어시스트로 기복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오세근은 이날 안양실내체육관 내 구단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보와 인터뷰에서 “시즌을 준비할 때 몸 상태나 외국인 선수와 호흡 문제,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 등 불안한 부분이 많았는데 4라운드 중반 넘어 1위라는 성적까지 받아 보니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다”며 “앞으로 21경기 남았는데 꾸준히 더 노력해서 팀 성적을 유지하고, 개인적으로도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싶다”고 말했다.

2011~12시즌 프로 데뷔와 함께 팀의 첫 챔프전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상(MVP)까지 휩쓸었던 오세근은 이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첫 시즌을 마치고 발목 수술을 받아 2012~13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복귀한 뒤에도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이후 복숭아뼈 골절, 무릎 부상 등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오세근은 끝났다’라는 얘기도 나돌았다.

오세근. KBL 제공
오세근. KBL 제공

하지만 오세근은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이를 갈았다. 아내의 응원을 받고, 지난해 태어난 쌍둥이 딸의 기운을 받아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오세근은 “지난 시간 동안 들어서 안 될 말을 들은 적도 많았다”며 “안 좋은 소리를 들을 때 그대로 주저앉으면 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악 물었다.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해도 훌훌 털고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 “신인 시절에는 패기를 앞세워 죽기살기로 했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조금 더 여유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데뷔 초만 해도 조용하고 무뚝뚝했던 오세근은 다정다감한 남자가 됐다. 코트 밖에서는 주위를 먼저 살필 줄 알고, 코트 안에선 쇼맨십도 발휘한다. 올스타전 MVP 상금(500만원)으로 구단 프런트와 스태프들에게 향초를 선물하고, 2월1일 서울 SK전을 마친 뒤에는 동료들에게 저녁을 사기로 했다.

오세근은 “성격적으로 크게 달라진 게 맞다”며 “쌍둥이가 태어난 뒤 힘든 일이나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아이들 사진을 보고 영상 통화를 하면 힘든 것도 다 잊는다”고 웃었다. 또한 두 차례 퇴출 논란 속에 결국 시즌 끝까지 함께 하기로 한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에 대해서는 “사람이니까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지만 어린 선수인데도 프로 마인드가 있다”며 “장난도 치고,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꽃길만 걷자. 우승까지 함께 가자’라는 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 다치는 것이 목표”라며 “정규리그 우승 기회가 왔으니까 통합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강동희(은퇴), 김주성(원주 동부), 서장훈(은퇴)에 이어 역대 네 번째 트리플 크라운(정규리그ㆍ올스타전ㆍ챔프전) MVP까지, 정규리그 MVP 수상만을 남겨 놓은 것에 대해서는 “팀 동료 (이)정현이나 서울 삼성의 (김)태술이 형 등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면서 “MVP를 위해서 농구를 하지 않는다. 또 혼자 잘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동료들의 도움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기보다 정규리그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안양=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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