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경제사령탑으로 한국 경제를 이끈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인은 김대중 정부 시절 ‘정책 브레인’으로 통한 정통 경제관료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던 1999년 재경부 장관을 맡아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 호남이 배출한 경제관료 3인방으로도 유명했다.
전북 군산 출생의 고인은 군산사범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69년 행정고시(6회)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재경부 장관 등을 지냈다. 경제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거쳐 2003년 16대 국회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하지만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전북지사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고인은 중도성향의 합리적 경제원로로 평가를 받았으며 최근까지 구조개혁과 재정개혁을 핵심 화두로 제시해왔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에는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한국판 양적 완화’ 등 일련의 경제개혁 공약을 입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2년 임기의 대한석유협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췌장암으로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지난해 12월 중순 부총리와 전 부총리, 재경부 장관 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부인 서혜원씨와 1남 1녀.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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