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적 파급효과 6500억
면세점 쇼핑 위주 관광 체감도 낮아
지역경제 낙수효과 위한 대책 추진
제주 크루즈 산업이 대기업 면세점 쇼핑 관광에 치우쳐 ‘지역경제 낙수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제주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31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 입항한 크루즈선 횟수와 관광객 수는 507회, 120만9,000명이며, 경제적파급효과는 항만수입 81억1,900만원과 민간수입 216억9,200만원, 쇼핑 6,204억원 등 6,502억원이 발생했다.
이 같은 결과는 크루즈 선박(10만톤급ㆍ2,500명 기준) 1척이 입항할 때 항만수입(1,781만원)과 민간수입(5,560만원) 등 7,341만원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항만수입은 입출항료와 접안료, 터미널 사용료 등이며, 민간수입은 전세버스와 관광통역안내원, 예선료, 도선료 등을 포함한 것이다. 또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에서 쇼핑으로 소비하는 금액은 평균 1인당 51만7,000원이다.
연도별 제주 크루즈선 입항 횟수와 관광객 수는 2013년 184회, 38만6,000명에서 2014년 242회, 59만명, 2015년 285회, 62만2,000명, 2016년 507회, 120만9,000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도 704회, 15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를 찾아 7.500억원 상당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고 도는 전망했다. 이어 2018년에는 850회, 200만명 유치로 1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크루즈관광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막대하지만 정작 지역상권이나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미미하다는 데 있다. 실제 지난해 크루즈선 관광객 유치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 중 쇼핑이 차지하는 금액은 6,204억원에 달하지만 이중 대부분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면세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도는 크루즈 관광객 유치 효과가 지역 상권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특별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전통시장과 원도심을 중심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지역상권 방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크루즈항과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크루즈선사별 지역상권 방문실적과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선식공급 실적, 유료관광지 이용실적, 제주청년 크루즈선사 취업실적 등을 반영해 제주항 크루즈 선석을 우선적으로 배정할 방침이다.
특히 제주실정을 반영한 맞춤형 크루즈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매년 열리는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 세계 글로벌 선사와 여행사를 초청해 저가관광 등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는 한국의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객 20% 감축 정책에 따른 대응전략도 추진키로 했다. 올 들어 크루즈선의 제주항 기항 횟수는 당초 729회에서 704회로 줄어들었는데 기항을 취소한 선박의 대부분이 중국 선사들이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 크루즈관광은 면세점 쇼핑과 무료 관광지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특별대책을 통해 크루즈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제주 관광 이미지를 개선하고 제주경제에 실질적인 낙수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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