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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터치’ 삼성전자 액면분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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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터치’ 삼성전자 액면분할 재점화

입력
2017.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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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1주 사기도 버거운 가격

주가 오를수록 분할 가능성 솔솔

분할 땐 주당 가격 낮아져

거래 활성화 효과 기대

“황제주 프리미엄 포기 힘들어 액면분할 가능성 낮아” 전망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대망의 200만원 고지를 눈앞에 두면서 액면분할(주식 가격을 일정 비율로 분할해 주식 수를 늘리는 것)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과거 개인 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울 정도로 주당 가격이 올랐던 ‘황제주’들이 스스로 몸값을 낮춰 거래 활성화를 꾀했던 전례가 있어 삼성전자 역시 이 전례를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초고가주’라는 상징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 분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액면분할하면 뭐가 달라지나

31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주당 197만3,0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1.1%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겐 한 주를 사기에도 버거운 가격이다. 26일에는 장중 200만원선을 잠시 넘어서면서, 1975년 상장된 지 42년만에 처음으로 200만원선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호재가 있거나 수급상황이 달라지면 언제든 200만원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주가가 오를수록 액면분할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목소리는 커진다. 액면분할을 하는 경우, 예를 들어 5,000원짜리 1주를 1,000원으로 나눠 5주를 만들 수 있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당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동안 해당 주식을 사고 싶어도 비싸서 엄두를 못 냈던 일반 개인투자자(개미)들도 살 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유통 주식수가 많아져 거래가 활성화되면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액면분할로 소액주주 진입이 늘어나면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액면분할을 공시하면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투자자들이 많아져 분할을 즈음해 주가가 계속 출렁거린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액면분할에 나설 당시 “경영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액면분할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 의 모습. 뉴스1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 의 모습. 뉴스1

삼성도 SKTㆍ아모레 뒤따를까?

과거에도 주가가 수백만원까지 치솟았던 황제주들이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 활성화를 노린 사례가 여럿 있었다. 대표적인 황제주였던 SK텔레콤은 2000년 3월 주가가 500만원에 육박하자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쪼갰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2015년 주가가 장중 300만원을 기록하자 지나치게 비싼 주가 탓에 거래량이 급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액면분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아모레퍼시픽은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나눠 유통 주식수를 늘렸다. 가장 최근에는 롯데제과가 주당 가격 250만원대에 이른 지난해 5월 액면가 10:1 분할을 결정했다.

시장의 액면분할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 중에는 대체로 삼성전자가 당장은 액면분할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유보적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는 과거 사례와 달리 주가가 비싸도 여전히 거래가 활발한데다, 증시의 황제주로서 누리는 프리미엄도 있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금은 액면분할을 얘기할 시점이 아닌 것 같다”며 “액면분할을 하기 전엔 최고가라는 상징을 포기하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고민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최근 특검 수사 등 현안들도 변수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그룹 수뇌부인 미래전략실이 특검 수사 등으로 사실상 멈춘 상태에서 액면분할과 같은 중요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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