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날, 공원을 산책하다 아이들이 갖고 놀던 비눗방울이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참 예쁘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도 덩달아 떠오른다.
그렇다면 엄동설한의 비눗방울은 어떤 모습일까?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31일, 전국에서 가장 춥다는 강원 화천군 사내면의 광덕산 정상을 찾았다. 휴대폰 화면은 영하 20도지만 체감온도는 30도 이상. 극한 추위 속에 온전한 비눗방울을 만들어보는 건 고된 작업이었다.
몇 차례의 실패 끝에 마침내 비눗방울이 세포분열(?)을 시작한다. 얼음 결정체가 하나씩 생기더니 순식간에 표면을 뒤덮었고 인간이 표현하기 힘든 기하학적 문양은 마치 SF 영화 속 지구를 보는 듯 하다.
어쩌면 어릴 적 갖고 놀던 스노볼 일지도 모른다. 한 번 흔들었다 놓으면 마법처럼 눈발이 휘날릴 것 같다. 동화 속 꿈과 환상이 겨울철 비눗방울에 담겼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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