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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 숨통 조이기…中 크루즈선 운항도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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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 숨통 조이기…中 크루즈선 운항도 감축

입력
2017.01.3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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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보복 확산일로

톈진서 한국 경유 노선 줄여

여행객 20% 감축 지침 현실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대형 크루즈선. 연합뉴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대형 크루즈선. 연합뉴스

중국이 한국 관광 제재의 일환으로 크루즈선 운항도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관광분야 보복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31일 중국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제 크루즈선사 MSC는 중국 톈진(天津)에서 한국을 거치는 항로를 1~2월 평소 대비 3회 줄이되 해당 횟수만큼 일본 항로를 보완했다. 현재로선 3월 이후에도 한국행 운항이 정상화할 수 있을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 여행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당국의 한국행 관광객 20% 감축 지시를 이행하는 기류가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여행 관련 상품이나 단체비자 발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국제선사들도 한국행 크루즈선 운항을 꺼리게 된 것이다. 실제 한국이나 일본을 기항하는 국제 크루즈선 탑승객의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이번 크루즈선 감편이 중국 정부의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와 시기적으로 겹친다는 점이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관광분야 보복ㆍ제재 조치의 범위가 확산일로에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관광분야 제제는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제주와 서울, 부산, 인천 등지의 지역경제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설) 기간 중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취임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대만이 본토 관광객 감소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다음 타깃은 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논평기사를 통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였다지만 사드 문제가 불거진 뒤로는 감소세로 돌아섰다”면서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한국 관광산업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이 이번 춘제 연휴 기간 중 해외여행 선호지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지난해 3위에서 7위로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조치가 실제로 중국인들의 여행지 선호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최소 4월까지는 중국 정부가 저가여행 근절을 명분으로 내세운 한국행 여행객 20% 축소 지침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한국 관광 위축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 큰 문제는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논란에 따라 시범실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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