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서만 쓰는 상품권 제공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없다” 비판
인천시가 출산 장려를 위해 올해부터 아이를 낳은 가정에 주는 출산축하선물 가운데 특정 대형마트에서만 쓸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이 선택되는 비중이 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출산축하선물인 ‘아이맘(I-mom)’ 선물과 유정복 인천시장의 친필사인이 담긴 아기 탄생 축하카드를 31일 처음으로 출산가정에 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아이맘 선물은 이마트에서 쓸 수 있는 15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과 가정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는 아기용품 중에 고를 수 있다. 모바일 상품권은 기저귀, 분유를 제외한 아기용품만 구입이 가능하다. 15만원 상당의 아기용품은 손ㆍ발싸개와 내복을 비롯한 10가지 용품과 보행기ㆍ신발, 아기침대 등 3종류다.
23일 기준으로 아이맘 선물 신청자는 모두 479명이다. 이중 463명(97%)이 모바일 상품권을 골랐고, 나머지 16명(3%)만이 아기용품을 선택했다.
모바일 상품권은 전통시장이나 동네 아기용품점에서는 쓸 수 없고 이마트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없이 대형마트 매출만 올려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는 올해 약 2만5,500명에게 아이맘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15만원씩 모두 38억2,500만원이 투입되는데 97%가 모바일 상품권을 선택한다면 34억4,250만원이 이마트에서 쓰이게 된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출산장려금이 아닌 상품권이나 용품을 지급하는 계획을 세웠다면 상품권의 일정 금액은 전통시장 등에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용품은 지역 생산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어야 했다”라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가정마다 원하는 용품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모바일 상품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상품권으로 아기용품을 구매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을 입찰을 통해 선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맘 선물은 거주지 읍ㆍ면ㆍ동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 때 신청을 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출생신고를 해도 60일 내에 거주지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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