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행 향한 노골적 러브콜 해석
정우택도 “黃, 마다할 이유 없어”
새누리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노골적인 구애 손짓을 보내고 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황 권한대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우리 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도 된다는 국민의 허락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다.
인 위원장은 “새누리당 당원도 아닌 황 권한대행에의 지지율이 10%나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국민들이 보수와 우리 당을 향해 다시 한번 대선에 나서서 책임을 맡아 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황 권한대행에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나서달라는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서도 “국민들이 볼 때는 황 권한대행이 새누리당과 연관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을 하시지 않겠냐”며 “국민들이 이 분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기대를 하는 것은 ‘그러면 한 번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보는 게 어떠냐’는 민심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황 권한대행의) 인품이나 여러 가지 그분의 행태로 봐서 훌륭한 분이라고 판정이 되고 있다”고 추어 올렸다. 이어 “만약 그 분이 우리당에 온다고 하면 저희 당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인 위원장은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가 잘못을 덮고 가자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주를 기점으로 속죄하고 책임 진다는 자세로, 대선에 도전하고 싶은 당내 여러분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대선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당에서조차 국정농단 사태에 동반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과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행보를 곱지 않게 보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돕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말도 안 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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