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태생 용의자 “신은 위대하다” 외쳐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 부작용 가시화”
캐나다 퀘벡주 퀘벡시의 한 이슬람사원에서 총기난사 테러가 일어나 6명이 숨졌다. 이날 테러는 북미 지역에서 이슬람사원을 겨냥한 첫 대규모 총기 참사여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 붙이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의 부작용이 가시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쯤 퀘벡시 생트 푸아 지역의 ‘퀘벡 이슬람 문화센터에 AK-47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난입해 신도 수십명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퀘벡주 경찰 당국은 “총기 피해로 신도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사원에는 50여명이 저녁 예배를 드리고 있었으며 희생자는 모두 남성으로 밝혀졌다.
라디오캐나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직후 문화센터 인근에서 용의자 2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한 명은 모로코 태생으로 확인됐다. 한 목격자는 “복면 괴한들이 사원 안으로 들어와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뒤 총을 쐈다”고 말했다. 이들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사건 직후 “무슬림계 캐나다인은 국가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테러를 규탄했다. 필립 쿠이아르 퀘벡 주장관도 “퀘벡은 야만적 폭력을 거부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해당 사원에서는 지난해 6월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이 진행되는 동안 이슬람교에서 금기시하는 돼지 머리가 발견되는 등 테러 징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거부한 캐나다 정부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흐마드 후센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앞서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입국이 금지된 사람에게 임시 거주권을 제공하겠다”며 행정명령을 비난한 바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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