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미위팅 9단
백 신진서 6단
<장면 11> 중앙이 백의 세력권으로 변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흑이 단순히 자기 집만 지어서 확실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의 실력을 지닌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 같다. 혹시나 최근 세계 정상급 고수들에게 60연승을 거둔 ‘더욱 강해진’ 알파고라면 그런 정확한 계산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신진서는 바로 이 바둑을 둔 날 밤에 알파고와 인터넷에서 만났다. 낮 경기의 후유증 탓에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졌지만 알파고와의 실력 차이를 솔직히 인정했다. “정선으로도 이기지 못하겠고, 두 점이라면 서로 이기고 지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위팅이 흑1로 파고들었다. 백 모양의 허점을 정확히 짚었다. <참고1도> 2에 이으면 3으로 찌른다. 흑돌이 살아가면 상변 백 석 점이 잡히니까 4, 6으로 지켜야 하는데 7로 붙이면 중앙 백 모양이 볼품없이 줄어든다. 백2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지금 장면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순간 바로 진다는 정도의 계산은 비단 알파고가 아니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흑이 3으로 밀고 나갔다. <참고2도> 1이면 2로 끊겠다는 속셈이다. 3부터 11까지 백이 흑돌 몇 개를 잡았지만 흑은 중앙에 벽을 쌓았고 선수까지 잡았으니 여전히 우세가 확실하다. 신진서가 이판사판으로 ‘흑 대마 잡기’에 ‘올인’했다. 미위팅이 5~9로 백 두 점을 잡았지만 흑 대마는 아직 나머지 한 집이 없다. 백의 포위망에 약점만 없다면 흑 대마의 운명은 이곳에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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