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드라마 같은 ‘극장골’을 터뜨린 손흥민(25ㆍ토트넘)이 올 시즌 총 몇 골이나 기록할 수 있을까.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위컴비와 FA컵 32강 홈경기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15분 추격 골에 이어 3-3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시간 6분, 극적인 결승골을 작렬해 4-3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골 직후 팬과 부모님께 감사를 표하는 큰 절을 올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즌 11호 골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한 시즌 ‘10골 고지’를 넘은 그는 정규리그에서 1골만 더 보태면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이 보유한 역대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8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손흥민이 남은 기간 몇 골을 더 추가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기록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답이 보인다.
토트넘은 올 시즌 치른 32차례 공식 경기를 치렀는데 손흥민은 27경기에 출전했다. 선발이 19번, 교체 8번이었다. 총 1,61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147분 당 1골씩 나온 셈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정규리그 16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유로파리그와 FA컵까지 합치면 경기 수는 좀 더 늘어난다. 지금까지 손흥민의 득점 페이스를 따지면 산술적으로 10골은 거뜬히 추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가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세웠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득점(2014~15시즌ㆍ17골)은 물론 ‘전설’ 차붐이 보유한 한국 선수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득점(1985~86시즌ㆍ19골) 기록 경신도 가능하다.
관건은 출전 기회다.
토트넘이 최근 10경기를 치르며 8승1무1패로 상승세를 타는 동안 손흥민은 선발이 4번, 교체가 6번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5) 토트넘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이 수비수를 3명 두는 스리 백을 가동할 때는 전략적으로 손흥민은 선발에서 제외되곤 했다. 교체로 나서면 출전 시간이 짧을 뿐 아니라 컨디션 유지도 쉽지 않아 득점 가능성은 낮아진다. 손흥민도 11골 가운데 9골이 선발일 때였고 교체로 들어가 넣은 득점은 2골뿐이다.
토트넘은 당장 다음 달 1일 오전 4시 45분 선덜랜드와 23라운드 원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 리그 3위로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 최하위 선덜랜드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이어 다음 달 5일에는 역시 하위권인 미들즈브러(16위)와 24라운드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