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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종' 왕정훈, 카타르 마스터스 우승으로 얻은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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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종' 왕정훈, 카타르 마스터스 우승으로 얻은 세 가지

입력
2017.01.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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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정훈/사진=K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왕정훈(22)이 처음 출전한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섰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세 가지를 얻었다. 적어도 이 무대에서만큼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ㆍ미국)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하고 있다.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주자로 거듭났을 뿐 아니라 올해 마스터스 출전권을 덤으로 얻게 됐다. 그는 "꿈의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왕정훈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EPGA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야코 반 질(38ㆍ남아공), 조아킴 라거그렌(26ㆍ스웨덴)과 동타를 이루고 맞은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그는 연장 승부에서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부드러운 칩샷으로 공을 홀 1m 옆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성공해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지난해 5월 모리셔스 오픈 이후 8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이다.

2016년 신인왕 왕정훈의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지는 역대 각종 이정표가 말해주고 있다. EPGA에 따르면 21세 144일 만에 3승을 거둔 왕정훈은 마테오 마나세로(19세 206일)와 세베 바예스테로스(20세 77일)에 이어 투어에서 3승을 거둔 세 번째로 어린 선수가 됐다. 또 29개 대회를 치른 왕정훈은 1999년 12번째 대회에서 3승을 기록한 우즈 이후 EPGA 최소 경기 3승을 달성했다. 20주년을 맞은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첫 출전자가 정상에 선 건 앤드루 콜타트(47ㆍ스코틀랜드ㆍ1998년), 애덤 스콧(37ㆍ호주ㆍ2002년), 어니 엘스(48ㆍ남아공ㆍ2005년) 이후 네 번째일 만큼 인상적이다.

왕정훈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60위에서 39위권으로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40~50위권의 안병훈(26)과 김시우(22ㆍCJ대한통운) 등을 제치고 한국 선수 중 최상단에 선다.

세계랭킹 50위까지 주어지는 올해 마스터스 출전권은 가장 값진 성과물이다. 물론 엔트리 마감일인 3월 27일까지 50위 안에 머물러야 하지만 지금 기세라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EPGA와 공식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마스터스를 동경했다"며 "꿈의 대회인 마스터스에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는 성적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180cm의 왕정훈은 체구가 그렇게 큰 편이 아니지만 시원한 장타를 주특기로 한다. 2015년엔 평균 300야드(300.44야드ㆍ약 275m)를 넘기도 했다. 여기에 부쩍 좋아진 퍼팅이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왕정훈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희귀종으로 통한다. 아버지에게서 기초를 배운 그는 편한 길 대신 스스로 고생길을 걸어왔다. 어린 나이에 거의 혼자 세계 각지를 돌며 투어 생활을 할 만큼 자립심이 강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골프 천재로 주목 받은 그는 국내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필리핀으로 건너가 17세이던 2012년 프로에 뛰어들었다. 경제적 부담과 과열 경쟁이 심했던 국내 실정이 왕정훈을 외국으로 내몰았지만 돌아보면 어린 나이에 대성하는 데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됐다.

왕정훈은 골프채를 잡고 아직 다른 프로의 지도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들을 직접 가르치기 위해 티칭 자격증까지 획득한 아버지의 독특한 지도 방법은 일반적인 국내 골프 엘리트 교육과 거리가 멀었다.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로 전향하는 국내 제도권 골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를 걸어온 그가 마침내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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