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현(23)이 FIS(국제스키연맹)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월드컵에서 여자부 사상 최고 성적인 7위를 차지했다.
이미현은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이저 알름에서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월드컵에서 7위에 올랐다. 이미현은 예선에서 600m의 코스에 설치된 6개의 섹션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치며 75.66점으로 종합 2위를 마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에서 착지 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53.40점을 기록, 7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월드컵 7위는 대한민국 여자 스키 국가대표 선수가 기록한 역대 최고 성적이다.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기대주 이미현은 199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후 한 살 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필라델피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키를 탈 비용을 마련하고, 유년 시절을 보내다가 2015년 12월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다. 대한스키협회 신동빈 회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인 이미현’이 되기로 결심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다.
국적 회복 후 2016년 2월 보광 휘닉스평창에서 열린 FIS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월드컵 테스트이벤트 대회 공식 연습 기간 중 발뒤꿈치에 심한 타박상을 입어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출전이 무산돼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1년 가량의 훈련 끝에 값진 성과를 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을 향한 그의 레이스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스키 슬로프스타일 금메달 리스트인 다라 하웰(23ㆍ캐나다)과 세계랭킹 6위 실비아 베르타그나(32ㆍ이탈리아), 그리고 2016년 릴레함메르 유스올림픽 챔피언 라나 프루사코바(17ㆍ러시아) 등 수준급 선수들이 기량을 뽐냈다.
피터 올레닉(33) 대표팀 코치는 “이미현과 함께 호흡하고 열심히 대회를 준비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현은 “이번 대회는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고 코칭스태프와 함께 정말 열심히 노력해 이룬 성과라 더욱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과정에 불과하다. 우리는 곧 시상대에 올라서기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며 다음에 있을 미국 맘모스 월드컵에서는 꼭 시상대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현은 미국으로 이동해 2월2일부터 있을 맘모스 FIS 스키 슬로프스타일 월드컵에 출전해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