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명의 청약통장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무려 113건이나 받아 전매 차익을 챙긴 부동산업자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신재환 판사는 주택법 및 주민등록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업자 장모(54)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장씨는 앞서 6차례나 비슷한 수법으로 동종 범죄를 저질렀지만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으로 선처를 받다가 이번에 처음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장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자신의 친인척과 지인 등 83명의 명의로 청약통장을 만들었다. 장씨는 분양권 당첨 확률을 높이려고 명의를 빌려준 지인들과 공모해 아파트 소재지 쪽에 총 253차례나 위장전입을 하게 하고, 14차례나 거짓으로 혼인신고를 하도록 해서 가짜 부부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수법으로 장씨는 총 133건의 아파트 분양권을 받아낸 뒤 전매로 되팔아 거액의 차액을 남겼다. 장씨는 명의를 빌려주고 공모한 이들에게 일정 몫을 떼주고, 자신은 수도권의 경우 건당 1,500만~2,000만원, 지방은 건당 200만~300만원을 실수익으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환 판사는 “청약통장 명의자를 거짓으로 주민등록 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혼인신고를 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공급받아서, 주택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교란하고 불특정 다수의 국민에게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신 판사는 “부정한 방법으로 공급받은 분양권이 133개로 규모가 상당히 큰 점, 장씨에게 수 차례 동종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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