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복귀전에 나선 타이거 우즈(42ㆍ미국)가 초라한 성적으로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우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4오버파 76타를 쳤다. 공동133위로 밀린 우즈는 당장 컷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투어 대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우즈의 복귀전을 보기 위해 현지 시각 목요일 오전인데도 일요일 최종 라운드 못지않은 수많은 갤러리가 모였다. 1번홀(파4) 티박스 주변에는 우즈의 티타임에 앞서 이미 갤러리가 5, 6겹 둘러쌌다. 그러나 우즈의 샷은 전성기에 한참 못 미쳤다. 티샷 정확도도 여전한 숙제였다. 이날 우즈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파4홀과 파5홀에서 친 티샷 14번 가운데 페어웨이 떨어진 것은 4번뿐이었다. 한때 투어 최고이던 그린 적중률도 형편없었다.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홀은 딱 절반인 9개에 그쳤다.
첫 홀부터 우즈는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다.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도 오른쪽으로 비켜갔다. 5m 파퍼트가 빗나가 보기를 적어냈다. 2번홀(파4)에서는 기막힌 벙커샷, 5번홀(파4)에서는 멋진 플롭샷으로 파를 지켰다.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1.5m에 붙여 첫 버디를 잡아내자 코스는 갤러리들의 함성으로 떠나가는 듯했다. 11번홀(파3)에서 또 한 번 버디 퍼트를 집어넣자 열기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우즈는 12번홀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12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쳐 1타를 잃었고 13번(파5)에서는 3퍼트 보기를 저질렀다. 14번홀(파4)에서는 파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는 불운까지 겹쳤다. 3개홀 연속 보기를 적어낸 뒤 맞은 15번홀(파4)에서 우즈는 치명타를 입었다.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 해저드에 빠뜨렸고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2타를 잃었다. 17번홀(파4)에서는 1m도 채 안 되는 파퍼트를 넣지 못했다. 우즈는 “첫 홀에서 러프에 들어가보니 러프가 길고 젖어 있어 힘들더라. 러프를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ESPN 제이슨 소벨은 “티샷이 자꾸 빗나간다. 아직 일관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칼럼니스트 봅 해리그는 “작년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 때보다 드라이버샷이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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