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방식으로 시술을 반복하다 환자들의 피부를 함몰시키는 등 상해를 입힌 서울 강남의 피부과 의사가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강성훈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ㆍ의료법위반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최모(33)씨에게 금고 2년6월과 벌금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노역은 하지 않는 형벌이다.
최씨는 2013년 11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 보톡스 시술을 받기 위해 내원한 피해자 A(41ㆍ여)씨에게 시술방법이나 후유증 등을 설명하지 않은 채 ‘TA(Triamcinoione Acetonide)주사’를 9차례 놨다. TA주사는 피부질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주사할 때 피하지방층에 가까이 주사하거나 고농도ㆍ과량 투여하면 피부가 썩거나 함몰하는 부작용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씨는 이 주사를 환자 피부 지방층에까지 깊이 주사하고, 정량을 초과해 투약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시술해, A씨의 왼쪽 볼에 괴사ㆍ함몰이 생기면서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A씨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긴커녕 잘못된 의료행위를 반복했다. 이렇게 피해를 입은 환자는 A씨를 포함해 8명에 달했다. 최씨는 또 환자의 증상이나 진단, 치료내용 등 의료행위를 상세히 기록하지도 않았다.
강 판사는 “범행 전반에 걸쳐 잘못된 시술방법의 선택, 설명의무 위반, 부작용에 따른 조치 의무 위반 등 업무상 과실의 정도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강 판사는 “피해자들이 얼굴 상처로 적지 않은 손해를 입었고, 후유증에 시달리며 정신적 고통을 겪었지만 아직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금고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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