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최근 대출이자 때문에 사업을 접을 뻔 했다. 급한 마음에 사채를 이용한 게 화근이었다. 김씨는 2년 전 사업자금이 부족해 은행에 300만원 대출을 급하게 문의했지만 영업 적자라는 이유로 거절당해 사채를 썼다. 원금은 300만원이었지만 금리는 빠르게 치솟아 연 200%에 달했다.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 50만원이 넘었다. 김씨는 “사정이 급해 계약조건을 제대로 보지 않고 덜컥 사채를 썼는데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말했다. 폐업을 고려하던 김씨는 그러나 서민금융상품인 ‘바꿔드림론’에 가입하면서 희망을 찾았다. 이 상품으로 김씨는 대출 금리를 연 200%에서 연 10%로 확 낮출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설을 맞아 김씨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놓인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소개했다. 김씨가 이용한 상품은 국민행복기금의 보증을 통해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연 10.5% 이내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이다. 1인당 최대 3,000만원까지 이용 가능해 고금리 사채를 쓰던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상황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서민 특화 대출 상품도 있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대표적인 서민전용 대출상품으로는 ‘새희망홀씨’가 있다. 연 소득 4,000만원 이하로 신용등급이 6~10등급인 경우 이용 가능하다. 1인당 2,5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고, 금리는 연 6~10.5%다.
농협ㆍ신협 등 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 저축은행에서 판매 중인 ‘햇살론’은 연 소득 4,000만원 이하면서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인 경우 이용 가능하다.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용도별로 금리가 다르지만 연 10% 미만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면서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사실상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서민을 위한 상품인 ‘미소금융’ 도 있다. 금리가 연 4.5%로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전국 171개 미소금융 지점에서 취급한다.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중ㆍ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상품인 ‘사잇돌 대출’도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며 1인당 2,000만원까지 연 8~15% 금리가 적용된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서민용 저축상품도 있다. 미소금융을 상환 중인 서민이라면 ‘미소드림적금’ 가입이 가능하다. 이 상품은 일정금액(월 최대 10만원)을 저축하면 적금 만기 시 적금이자의 3배를 돌려준다. 기초생활수급자, 만 65세 이상인 차상위계층, 소년소녀가장은 시중 금리보다 높은 연 3~6%의 적금 상품인 ‘은행 저소득층 우대적금’을 시중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소득이 낮은 취업자나 자활근로사업단 성실참여자 등이 소득 중 일정금액(월 최대 10만원)을 매월 저축하면 정부가 본인 저축액의 최대 3배까지 추가로 적립해주는 ‘희망ㆍ내일 키움통장’도 보건복지콜센터(129, www.hopegrowing.com)를 통해 가입 가능하다.
서민을 위한 보험상품도 있다. 차상위 계층의 한부모가족(조손가족), 다문화가족의 만 12세 이하 아동이 상해와 질병 등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전액 지원 받을 수 있는 ‘서민지원 소액보험’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가입 가능하고 보험료가 3~8%저렴한 ‘서민우대 자동차보험’이 대표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사채나 대출 등으로 서민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을 위한 금융상품 이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