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저 기억하시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아주 특별한 인연과 조우했다. 주인공은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 소속 조연수 순경. 문 전 대표는 조 순경을 보자마자 환한 얼굴로 2012년 당시를 떠올렸다. 그 해 9월 대선 후보로서 노량진 고시촌 컵밥집을 찾았던 문 전 대표는 우연찮게 2,000원짜리 컵밥을 먹으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조 순경과 만나 취업 준비생들의 애환을 함께했다. 그랬던 조 순경이 어엿한 여경이 돼 두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선 문 전 대표와 만남을 갖게 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그 때 컵밥 먹으면서 같이 걱정했는데 경찰관으로 합격한 것을 너무 축하한다”며 “설 연휴에 특별근무다 비상근무다 하면서 더 고생을 하시는데 고마움을 표하고자 찾아 왔다”고 말했다. 이에 조 순경은 “경찰관이라는 직업이 나름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 일이라 선택하게 됐다”며 “직접 현장에 나와 보니까 어려운 점도 많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격려차 지구대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얼마 전 밝힌 청와대 경호실 기능의 경찰청 이전 등을 골자로 하는 권력기관 개혁 내용에 대해서도 현장 경찰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문 전 대표는 “청와대 경호실을 경찰로 이동하고 국가정보원이 가지고 있는 수사기능도 경찰로 넘기겠다”며 “다만 경찰 기능이 너무 비대해 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치경찰을 도입하고 경찰관 수도 대폭 증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화양지구대 소속 경찰들은 “엄청 기대를 걸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대신 전달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이같은 개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경찰 내부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권 독립의 경우 가장 큰 애로가 기득권을 가진 쪽에서 저항을 하는 것인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국민의 지지”라며 “경찰도 스스로 그런 노력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국정원의 국내정보기능을 없애면 경찰만 이를 독점하게 되는데 대신 경찰도 정치정보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 권한을 남용하거나 이런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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