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10곳 중 8곳선
발암물질인 석면 검출
아직 몸이 작고 약하며 위험상황 대비 능력도 떨어지는 초등학생은 가장 안전한 시설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초ㆍ중ㆍ고교 중 초등학교 건물이 가장 오래됐으며, 위해 물질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지방교육재정 운용분석-학생수 감소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초등학교 건물(연면적 기준) 중 건립한 지 40년이 초과한 건물 비중이 14.3%(2016년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이 비율이 각각 11.8%, 11.0%로, 초등학교의 시설 노후화가 가장 심각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된 교실도 초등학교가 가장 많다. 교실면적에서 석면 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초등학교가 37.0%로 가장 높고, 중학교(35.4%) 고등학교(29.3%) 순이다. 석면 교체 대상 초ㆍ중ㆍ고교는 2015년 9,901개교에서 2016년 9,568개로 333개교가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학교 10곳 중 8곳은 석면 교체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전체 학교 중 석면교체 대상 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초등학교 81.4%, 중학교 79.6%, 고등학교 81.4%나 된다.
이처럼 오래되고 건강에 해로운 학교 시설이 계속 방치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이 시설 개선에 많이 쓰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1년 무상급식, 2012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등 보편 교육복지사업이 도입되면서 관련 지출이 급증, 학교시설 및 교육 환경개선을 위한 지출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교육환경개선 등을 위한 특별회계 설치 법률안도 박홍근 의원안, 한선교 의원안, 오영훈 의원안, 윤소하 의원안 등 여러 개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들은 노후 교실, 난방시설 및 화장실 개선, 학교 안전시설 확충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 지원을 위한 것들이다.
보고서는 정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제안했다. 1970~90년대에 건축된 학교건물이 최근 빠르게 노후화되면서 교육환경개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황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벌이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환경개선 사업의 범위를 정하고 사업별, 대상별 우선순위를 고려해 순차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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