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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만에… 백두대간에 백두산 호랑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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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만에… 백두대간에 백두산 호랑이가 돌아왔다

입력
2017.01.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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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수목원에 수컷 2마리 방사

4.8㏊ 시설, 10여마리 추가 도입

경북 봉화에 조성중인 국립배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 전경. 백두산 호랑이 2마리가 이송됐고 앞으로 10여마리가 추가로 방사될 예정이다. 산림청 제공
경북 봉화에 조성중인 국립배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 전경. 백두산 호랑이 2마리가 이송됐고 앞으로 10여마리가 추가로 방사될 예정이다. 산림청 제공

우리 민족의 상징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백두산 호랑이가 백두산을 출발해 한반도를 관통하는 백두대간 숲으로 돌아왔다. 백두산 호랑이가 한반도 남쪽 숲에 방사되는 것은 1921년 경북 경주에서 마지막으로 잡힌 백두산 호랑이 이래 96년만이다.

산림청은 26일 백두산 호랑이 수컷 2마리를 전날 경북 봉화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송된 호랑이는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에 있던 ‘두만(15살)’과 대전 오월드에 있던 ‘금강(11살)’으로, 한중 산림협력회의를 통해 중국에서 기증받은 것이다. ‘두만’은 2005년, ‘금강’은 2011년 기증받았다.

25일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으로 이송된 호랑이 '금강' 모습. 산림청 제공
25일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으로 이송된 호랑이 '금강' 모습. 산림청 제공

이번 이송작업은 호랑이가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무진동ㆍ항온항습차량을 이용하여 수의사와 사육사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시속 70㎞ 속도로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1시간마다 15분씩 휴식시간도 가졌다.

산림청은 이번 이송이 한반도에서 사라졌던 백두산 호랑이를 백두대간 숲에 처음으로 방사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유전 형질이 우수한 호랑이 10여마리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백두산 호랑이가 뛰놀게 될 ‘호랑이 숲’은 4.8㏊ 크기로 자연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으로 만들고 있다.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호랑이가 외부로 탈출할 수 없도록 안전펜스도 높게 설치했다.

1921년 경북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한반도 마지막 호랑이. 산림청 제공
1921년 경북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한반도 마지막 호랑이. 산림청 제공

호랑이 숲이 있는 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규모인 5,179㏊ 크기로 전시ㆍ연구ㆍ휴양기능이 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수목원이다. 세계최초 산림종자 영구저장시설인 시드볼트, 기후변화지표식물원, 고산식물 연구동, 야생화 언덕 등을 갖추고 있다.

안진수 산림청 산림복지시설사업단 과장은 “이송된 호랑이들이 좁은 우리에서만 생활해왔기 때문에 야생상태 적응을 위해서는 훈련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호랑이들의 상태에 따라 일반 공개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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