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넷째 주 전국 매매가 0.01%↓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져
공급 과잉·기반 산업 침체 탓
경북·충남 등 구매심리 위축
부산은 전매제한 조치 피해 강세
정부의 11ㆍ3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전국의 아파트 매매 가격 오름세가 10개월 만에 꺾였다. 특히 공급 과잉과 기반 산업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지방의 부동산이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의 ‘2016년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가계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13%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 2.66%로 바닥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오름세가 이어진 것이다. 아파트중도금 대출인 집단대출 금리도 연 3.16%로, 전달에 비해 0.15%포인트 상승했다. 더구나 주택 관련 대출 금리는 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앞으로 상승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리 인상은 아파트 가격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한국감정원은 1월 넷째 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0.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28일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진 것이다.
시도별로 보면 부산(0.06%) 제주(0.04%) 광주(0.03%) 전남(0.02%) 등은 상승했고, 세종과 전북은 보합이었다. 반면 대구(-0.07%) 경북(-0.06%) 울산(-0.05%) 등은 하락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92% 상승, 3분기(1.52%)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됐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03%에 그쳤다. 전국 평균(0.92%)은 웃돌았지만 전분기 2.94%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지방은 타격이 더 컸다. 신규 입주물량이 누적되고 지역 기반 산업 경기 둔화로 구매심리가 위축된 경북(-0.62%) 충남(-0.18%) 충북(-0.12%) 대구(-0.05%) 등은 아파트 값이 하락했다. 특히 경북은 경주시(-0.90%) 김천시(-0.79%) 포항시(-0.75%) 영천시(-0.70%) 안동시(-0.68%) 구미시(-0.60%) 경산시(-0.52%)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
다만 부산은 11ㆍ3 대책의 전매제한 조치를 피해가면서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부산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2.81%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또한 전분기(3.12%)에 비해선 하락한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의 향배로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정국불안 등의 영향으로 설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은 집값이 크게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