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특정 종교에 치우친 교육을 했다는 학부모들의 탄원이 제기된 초등학교 교사들이 징계를 받게 됐다.
강원도교육청은 탄원서에 나온 춘천시내 초등학교 두 곳에 대한 감사를 벌여, 해당 교사 3명에게 감봉과 견책 징계를 내리고 다른 학교로 전보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교육청은 해당 교사들이 국가공무원법 및 기본교육교육법의 성실의무와 종교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결론 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춘천시 모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일부 교사가 간증 동영상을 통한 시청각 수업 등 종교 교육을 하고 있다’는 탄원서를 강원도교육청에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일부 교사가 아이들에게 ‘OO을 믿지 않으면 귀신이 나오니 부적을 지니고 화장실에 가라’고 하거나, 특정종교를 홍보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학생에게 보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사들이 학부모와 면담 때 ‘아이에게 역마살이 있다’, ‘특정 종교시설 유치원을 다녀 나쁜 영이 들어 교우관계가 좋지 못하다’는 말을 하는가 하면, 학부모 동의 없이 학생을 방과 후 종교 동아리에 참가시켰다고 학부모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12일부터 엿새간 교사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학부모들이 제기한 의혹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난 18일 처분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관할 지역교육청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일부 교사들의 편향되고 조직적인 전도방식이 문제였다”며 “그것도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편향된 종교관을 주입, 일상 생활마저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국가공무원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 교육감은 이어 “학교 교육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종교 차별이나 특정 종교의 종교교육 금지 관련 지침을 새 학기 시작 전에 안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교사는 “귀신이야기는 학생 두 명이 화장실에서 귀신을 봤다고 말해 이 말을 들은 아이들이 무서워 해 교사의 경험을 말하며 용기를 준 것이지 ‘OO 안믿으면 귀신이 나온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부적을 만들도록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마살 부분은 학부모 상담 과정에서 일상적인 표현을 한 것일 뿐으로 해당 학부모도 아무런 오해가 없었고 문제를 삼을 생각이 없다”며 “‘특정 종교시설 유치원을 다녀 나쁜 영이 들어 교우관계가 좋지 못하다’는 말은 상담 중에 유치원 이야기가 나왔고, 어머니가 먼저 ‘아이가 유치원 종교의식에서 자주 무서워했다’는 말을 해 거기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의미였다. 학부모 동의 없이 종교교육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B교사는 “동영상은 본인이 일상의 분노를 어떻게 극복하게 되었는가를 방송에서 말한 것으로, 분노를 극복한 교사의 경험을 말한 것이지 특정 종교 교육을 한 것이 아니었다”며 “같은 교회 신도의 간증 동영상을 보여주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C교사는 “간증 동영상은 아이들이 TV에 나온 적이 있냐고 하면서 보여달라고 해 확인 차원에서 보여 준 것이지, 종교교육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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