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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자 할머니, 고인 돼 나눔

입력
2017.01.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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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모은 2000만원 생존 동생 통해 기부

변정구(오른쪽)씨가 경북 영주시 풍기읍사무소를 찾아 조강기 풍기읍장에게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다 별세한 누님의 유산 2,000만 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변정구(오른쪽)씨가 경북 영주시 풍기읍사무소를 찾아 조강기 풍기읍장에게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다 별세한 누님의 유산 2,000만 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생전 누님이 이웃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워했고, 늘 그 도움을 갚아야 한다고 한 뜻을 생각해 남기신 유산을 대신 기탁하게 됐습니다.”

설 명절을 며칠 앞둔 지난 24일 경북 영주시 풍기읍사무소를 찾은 변정구(75)씨는 “지역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2,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2013년 4월 작고한 변 씨의 누님이 기초생활수급자로 받은 정부지원금 등을 모아 온 유산이다. 변 씨는 “누님은 평소 자녀 없이 홀몸노인으로 살면서 지역사회에서 받았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의 손길을 항상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기부금 전달이 늦어진 것은 변 씨가 사업 차 중국 등을 다니는 등 개인적인 일로 바쁘게 지내다 지난해 12월 5남매가 모여 의논 끝에 풍기에서 나눔 사업을 펼치는 풍기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탁을 결정했다.

변 씨는 “형제 모두가 누님의 뜻에 따라 의미 있는 일에 유산을 쓰기로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조강기 풍기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풍기읍장)은 “고인께서 나눔과 혜택의 선순환이라는 멋진 유산을 주신 것 같다”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쓰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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