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진욱 kt 감독과 선수들/사진=kt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한 팀으로 뭉쳐 승리하느냐, 분열하여 자멸하느냐. 자, 뭘 택할 건가."
25일 경기 수원의 kt위즈파크 식당 한 켠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의 한 장면이 흘러나왔다.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미식축구 감독역을 맡은 알파치노가 팀 존폐가 걸린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하는 말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3분 후에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전투가 벌어진다. 우리가 한 팀으로 회생할 것인가, 부서질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로 시작되는 이 연설은 kt가 올 시즌을 대하는 각오를 보여주는 말이기도 했다.
kt는 이날 유태열 사장, 임종택 단장, 김진욱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모두 참여해 2017시즌 신년 결의식을 열었다. 올해로 1군 진입 3년 차를 맞는 kt는 지난 2년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에 휩싸이며 흔들리기도 했다. 유태열 사장은 "작년을 돌이켜 보면 비행기가 이륙을 하다 탈이 난 환자를 만나 다시 회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본다. 초반에 좋은 출발을 했는데, 하반기에 여러 가지 이슈들로 인해 다시 회항을 해야 했다"며 "올해는 준비를 더 잘 해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 대한 전망도 녹록치가 않다. 겨우내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던 kt는 여전히 '최하위 후보'로 꼽힌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kt는 '팀'을 꺼내들었다. kt는 '애니 기븐 선데이' 영상의 끝에 '여러분은 서로 희생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에 우리 팀이라고 합니다. 이제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고 덧붙이며 선수단에 메시지를 남겼다. 임종택 단장은 "밖에서 kt를 약체로 평가한다. 스프링캠프에서 여러분의 땀방울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날 임원진이 구단의 목표인 '인성·근성·육성'을 외치자, 선수단은 '고 투게더(Go Together)'로 답하며 2017년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뒤 '소통'을 강조했던 김진욱 감독은 선수단에 '야구를 알아가자'는 주문을 했다. 김 감독은 "지난 마무리 캠프는 소통의 시간,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소통은 계속되겠지만, 야구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게 목표다"며 "우리가 강해지기 위해 야구를 디테일하게 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팀'에 대한 생각도 강조했다. 김 감독은 "kt의 마크를 달고 있는 여러분은 kt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확실히 가져달라"며 "성적이나 실력에 대해선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 하지만 야구장에서만큼은 즐겁고 신나게 해보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년 결의식을 앞두고는 지난 22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앤디 마르테의 추모식이 열렸다. 마르테는 최근 2년간 kt에서 뛰며 인성과 실력을 모두 인정 받았던 외국인 선수다. 임종택 단장은 "동료이자 친구인 마르테의 비보를 듣고 슬픔을 느꼈다. 착하고 성실했던 마르테가 kt 위즈와 여러분의 성장을 응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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