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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②] 이천웅&채은성 "야구 포기 고민, 마음 다잡는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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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②] 이천웅&채은성 "야구 포기 고민, 마음 다잡는 기회로"

입력
2017.01.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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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웅/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LG 이천웅(29)과 채은성(27)은 인생의 우여곡절도 닮았다. 채은성은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2009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2014년에야 정식선수가 됐다. 그 사이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고, 한 때는 공을 던지지 못하는 '입스'로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이천웅은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 멤버다. 성남고 시절 안산공고 김광현(29·SK)과 맞대결을 펼쳐 완봉승을 거두는 등 투수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고려대 졸업 후 프로 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2011년 LG에 육성선수로 들어와 이듬해 정식선수가 됐다. 한때는 야구를 놓고 싶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런 어려움을 겪어봐서 지금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다.

-둘 모두 육성선수로 입단해 프로 출발이 쉽지 않았다.

이 "처음에는 투수로 들어왔는데 참 마음처럼 안 되더라. 고등학교 때는 마음처럼 던졌는데. 차명석 (전) 코치님이 타자 전향을 권유하셨다. 배팅하고, 볼보이를 하고 하면서 조금씩 기회를 잡았다."

-고등학교 때 화려한 선수였는데 출발에서 밀렸다는 점에서 좌절했을 것 같다.

이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젊을 때 그런 걸 겪었다는 게 나은 것 같다. 그때는 야구하기가 싫었다. 야구공도 만지기 싫었다."

채 "형이랑 나랑 똑같네. 공 못 던지는 건."

이 "방망이는 잡아도 스트레스를 안 받는데 딱 공을 잡는 순간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 같았다. 그만큼 싫었다. 타자로 전향하면서는 조금씩 좋아졌다."

-채은성도 굴곡이 많다.

채 "나도 형 못지 않다. 2009년에 연습생으로 LG에 왔다. 그 땐 내야수로 왔는데 동기 중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다. 그때 (서)건창(넥센)이도 있었으니까. (오)지환이, (문)선재, (정)주현이도 있었고. 결국에 내야수를 못했다. 그러다가 서용빈 코치님께서 포수로 전향해보자 하셨다. 그런데 군대를 갔다 오니 (입스에 걸려) 공을 던지는 게 안 되더라. 투수한테 공을 못 던져 대학생팀이랑 경기를 하는데도 진행이 안 됐다. 정말 창피하고, 야구를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 구단에서 잘릴 것 같아 부모님께도 '야구를 오래 못 할 것 같다'고 말씀도 드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버틴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채 "부모님께서 너무 고생하신 걸 알아 쉽게 포기를 못하겠더라. 그러다 기회가 닿아 야수로 돌아가면서 던지는 것도 풀리고 잘 풀렸다. 그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야구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안 해본 게 없다. 못하는 술도 마셔보고 낚시가 심신에 좋다고 해서 정말 싫어하던 낚시도 다녔다. 어려운 시절을 겪어보다 보니 아직은 그것보다 힘든 일은 없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고 그러진 않는다. 그때 좀 힘들었던 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던 기회가 된 것 같다."

▲ 채은성/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이제 또 다시 출발선이다. 지난해 활약에 대한 보상으로 이천웅은 9,300만원, 채은성은 1억6,000만원에 2017시즌 연봉 계약을 했다. 이전까지 겨울은 방출을 걱정해야 하는 계절이었지만, 이번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변하지 않는 건 마음가짐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야구를 향한 절실함과 긴장감으로 더 높이 날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채 "올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매년 그렇게 될 수 없다. 또 경쟁이니까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틈이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틈으로 들어가려면 그냥 못 들어간다. 항상 발사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다 같이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고."

이 "내가 안 좋을 때 은성이가 올라간 것처럼 누군가 또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채 "아마추어가 아니고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자기 자리는 자기가 차지해야 한다. 한 해 잘 했다고 내 자리다는 아니다. 선배님들처럼 커리어를 쌓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1년 잘 하고 그 다음에 고꾸라지는 사람도 많고, 이름 없이 사라지는 선수들도 많다."

-서로를 평가한다면.

이 "정말 잘 한다. 야구도 많이 늘었고. 끈기 있고 성실하고 심성도 착하다. 남에게 피해를 안 주면서 자기가 할 건 다 챙겨간다. 운동선수는 그렇게 해야 한다. 내가 그러질 못해 은성이에게 배우는 입장이다."

채 "선수로서 보면 형은 많은 걸 가지고 있다. 아직 다 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능력들을 보면 부러울 때도 많다.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고, 타고난 게 있어 노력을 하면 더 많이 느는 사람들이 있다. 노력을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무궁무진한 것 같다."

-2017년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이 "작년보다 삼진(2016년 103경기 320타석 49개)을 덜 먹고 싶다. 삼진을 당하면 거기서 밸런스가 깨진다. 내 스윙을 해 삼진을 먹으면 인정하고 나오는데 터무니 없는 공에 방망이가 나오고 삼진을 당하면 혼란스러워진다.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삼진을 작년보다 덜 당해야 한다."

채 "부상 이후로 페이스가 완전히 떨어졌다. 아무리 다시 좋았던 몸 상태로 가려고 해도 안 되더라. 몸 상태에 대한 중요성을 알았다. 올해는 부상을 안 당하고 1군에 끝까지 있는 게 목표다. 2군에 안 가고 안 다치고. 그래야 틈이 생기지 않겠나. 안 아프고, 버텨야지."

이 "그렇지, 그렇지. 그게 제일 중요하지."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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