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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황금세대 ‘1985’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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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황금세대 ‘1985’를 아십니까

입력
2017.01.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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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고 졸업 후 14년 만에 프로축구 강원FC에서 다시 뭉친 이근호(오른쪽)와 백종환. 강원FC 제공
부평고 졸업 후 14년 만에 프로축구 강원FC에서 다시 뭉친 이근호(오른쪽)와 백종환. 강원FC 제공

축구계에서‘황금세대’와 ‘골짜기세대’는 반대 의미로 쓰인다. 황금세대는 뛰어난 선수가 여럿 배출된 세대, 반면 골짜기세대는 두드러진 선수가 별로 없다는 의미로 ‘낀 세대’라고도 한다.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 중에서도 1985년생들은 좀 더 특별하다. 학창시절부터 특출 난 선수가 많아 이들이 고3이었던 2003년 전국 고교축구 대회는 월드컵만큼 치열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인 이가 박주영(FC서울)이다. 청구고 시절 고 3때, 33경기에서 47골을 터뜨리고 전국 대회 4개 대회 득점왕에 오른,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축구 천재’였다. 청구고에는 박주영 말고 빠른 발을 가진 이승현(수원FC)도 있었다.

청구고의 라이벌은 부평고였다. 하대성(FC서울)과 김승용ㆍ이근호ㆍ백종환(이상 강원FC) ‘4인방’이 유명했다. 부평고는 2003년 백운기와 대통령배, 전국체전 3관왕을 차지하며 전국을 호령했다. 이 밖에 동북고 출신 이요한(성남FC),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조천중을 졸업하고 벨기에로 축구 유학을 다녀온 뒤 일본 J리그 FC도쿄에 입단해 2002년 4월, 16세 8개월 20일의 나이에 데뷔해 당시 J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운 오장은(성남)도 1985년생이다.

빠른 1985년생 중에서도 스타들이 많다. 안동고 동기동창인 김진규(대전 시티즌)와 백지훈(수원 삼성) 그리고 10년 가까이 대표팀 골문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은 소띠는 아닌 쥐띠지만 태어난 해는 엄연히 1985년이다.

1985년생들은 올해 만으로 서른 둘이다. 축구선수의 황혼기를 향해가는 이들이 대거 K리그 클래식(1부)으로 유턴해 그라운드에서 ‘우정의 대결’을 펼친다.

J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 팀 FC서울에 복귀한 하대성. FC서울 제공
J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 팀 FC서울에 복귀한 하대성. FC서울 제공

올 겨울 이적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강원은 절친 콤비인 이근호와 김승용을 영입했다. 이들은 강원에서 6년을 뛴 동기생 백종환과 고교 졸업 후 14년 만에 만났다. 김승용은 “셋이 함께 뛰게 돼 기대가 크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근호와 김승용은 공격수이고, 백종환은 경기를 조율하는 미드필더다. 김승용은 “종환이가 그라운드에서 시끄러운 스타일이다. 경기 중 뒤에서 나와 근호를 혼도 많이 낼 것이다. 각오하고 있다”고 미소를 보였다. 하대성은 J리그에서 뛰다가 얼마 전 친정팀 FC서울로 복귀했다. 또래 중 최고 테크니션으로 평가 받는 그의 가세로 서울의 중원은 더욱 탄탄해졌다. 특히 하대성은 ‘동기 최강’ 박주영과 프로에서는 처음 호흡을 맞춘다. 하대성의 칼날 패스를 받아 박주영이 슛을 날리는 장면을 상상하는 서울 팬들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강원과 서울은 3월 11일 클래식 2라운드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대전 시티즌을 1부 리그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를 보인 김진규. 대전 시티즌 제공
대전 시티즌을 1부 리그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를 보인 김진규. 대전 시티즌 제공

클래식이 아닌 챌린지(2부)에서 와신상담하는 이들도 있다.

수비수 김진규는 일본과 중국, 태국에서의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대전 시티즌에 둥지를 틀었다. 미드필더 오장은은 수원 삼성에서 성남FC로 이적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부상 등이 겹쳐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딛고 작년 말 재활에 성공해 건재를 과시한 그는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끝내진 않겠다. 보란 듯이 성남을 클래식으로 올려놓고 팬들에게 불꽃같은 선수로 기억 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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