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설명회… 현재는 의약외품, 공산품 전환엔 부정적 의견 많아

식약처 의약외품 허가 방침

제조ㆍ수입 업체 대상 설명회

“안전 기준 깐깐하게” 목소리

생리컵. 게티이미지뱅크

여성들에게 다양한 생리용품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안생리용품인 ‘생리컵’의 국내 출시를 위해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생리컵을 제조하거나 수입해 판매하려는 업체 등을 대상으로 2차 민원설명회를 서울 신목동 서울청사에서 25일 열었다. 업체 관계자들과 소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생리컵의 안전성ㆍ유효성 검사를 신청하는 방법, 허가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실리콘으로 만든 생리컵은 생리기간 중 질 내부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 내는 제품이다. 개당 2만~3만원이며 세정ㆍ소독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선 허가 받은 제품이 없어 음지에서 불법 판매된다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식약처는 생리컵을 의약외품 가군으로 분류했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기준에 따라 안전성ㆍ유효성 심사 후 허가를 할 방침이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공산품으로, 미국과 호주 등은 의료기기로 관리한다. 일본은 생리컵은 의료기기, 생리대는 의약외품으로 분류한다.

한 생리컵 개발자는 “생리컵이 상용화된 유럽에선 생활용품으로 분류해 제조·판매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관리 수준을 높인다면 해외 제품들이 수입될 때 기준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생리컵 제조업체 중 인허가를 신청한 곳은 없다. 수입업체 한 곳이 중국산 제품으로 신청을 했지만, 의료용이 아닌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해 기준에 못 미쳤다. 정부의 안전성ㆍ유효성 심사를 받기 위해서는, 심사 비용을 업체에서 내야 하는 것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여성계는 생리컵의 공산품 전환은 여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습기살균제도 애초 공산품으로 분류돼 안전성 관리 없이 판매됐다가 참사를 불렀다.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실리콘이 몸에 흡수 되지는 않겠지만 공정과정에서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금숙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팀장은 “소비자들은 생리컵에 사용된 실리콘이 의료용인지 공업용인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며 “식약처가 제조단계에서 업체들에게 깐깐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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