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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글 쓰는 부장판사’ 문유석 이름 도용해 이름 바꾼 사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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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글 쓰는 부장판사’ 문유석 이름 도용해 이름 바꾼 사기범

입력
2017.01.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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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전국의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칼럼으로 화제가 된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이름을 도용해 사기 범행을 저지른 남성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높은 징역형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2부(부장 이은신)는 공문서위조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60)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2015년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약 4,600㎡ 크기 대지의 등기부등본에 자신과 성이 같은 이름과 소유자 주소 외 다른 인적사항이 기재돼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뒤 이름을 활용한 범행을 결심했다.

먼저 조력자(일명 박사장들)와 공모해 공문서인 개명결정문을 거짓으로 만들어냈다. 해당 개명결정문에는 ‘이름 ‘이△△’를 ‘이▲▲’로 개명하는 것을 허가한다’라는 글과 더불어 ‘판사 문유석’이라는 서명이 쓰였다. 문유석 판사는 당시 인천지법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었으며, 소설 ‘미스 함무라비’ 등을 출간해 ‘글 잘 쓰는 판사’로 잘 알려진 인사다.

이씨는 가짜 개명결정문을 가지고 신분증을 위조해 땅 주인인 척 행세했다. 이씨는 신분증을 바꾸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청에 개명결정문을 보여주고 가족관계등록부상 이름을 토지 소유자인 ‘이▲▲’로 고쳤다. 새로운 이름으로 신분증을 발급받은 이씨는 2015년 10월 땅의 원래 주인인 척 경기 김포시의 땅을 19억 8,000만원 상당에 팔기로 계약하고, 피해자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을 뜯어냈다.

원심은 이씨가 개명결정문 위조에 가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만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가 처음부터 범행의 전체적인 과정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해 공문서위조 등 4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직적ㆍ계획적으로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 범행에 가담하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허위진술을 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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