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박영수(65) 특별검사팀에 강제구인된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25일 특검에 작심한 듯고개를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이날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향해 격앙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 공동책임을 밝히라고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 너무 억울해요. 우리 애들까지, 어린 손자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이라고 항의했다. 지난해 귀국한 뒤 검찰에 소환될 때만 해도 고개를 떨구고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울먹이던 것에 비해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최씨의 태도 변화를 두고 박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강공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검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인 최씨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특검은 22일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시ㆍ학사 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최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이튿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았다.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최대 48시간 조사가 가능하다. 최씨는 그 동안 특검으로부터 7차례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지난달 24일 첫 소환에만 응했을 뿐 이후엔 재판 준비와 건강상 이유, 강압수사 등의 이유를 들어 6차례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에 한 달 만에 특검 조사를 받게 되는 셈이다. 최씨 측은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에서 강압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조사 받기를 희망한다”며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할 지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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