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에게 바친다며 소머리와 돼지 사체를 한강에 버린 무속인이 붙잡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은 공공수역인 한강에 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종교인 A(84)씨를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소머리 1개, 제수용 암퇘지(33㎏) 1마리를 구입해 한강 잠수교 북단 다리 밑에서 제사를 지낸 후 한강에 버렸다. A씨는 “딸인 B씨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물할머니와 용왕님께 기도를 드렸다. 기도 후 제물은 용왕님께 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지난해 12월 30일 한강 순찰 도중 소머리와 돼지 사체가 발견됐다는 한강사업본부의 제보에 따라 수사에 들어갔다. 돼지 사체의 목에 감겨있는 B씨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힌 셔츠와 사체에 찍힌 도축정보를 토대로 A씨를 붙잡았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전직 종교인 이모씨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8월까지 돼지 78마리, 소 20마리 등 13톤 가량의 동물 사체를 한강 본류 구간에 무단 투기해 구속됐다. 한강에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 처분을 받는다.
강필영 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종교의식을 지내고 기도의 효험을 보기 위해 한강에 소, 돼지 사체를 투기하는 것은 수도권 시민의 상수원인 한강을 개인의 종교적인 대상으로만 보는 편협적인 시각에 의한 행동”이라며 “이러한 명백한 현행법 위반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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