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의 공영방송 주말 프로그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화법으로 자국을 소개하는 영상을 방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를 신랄하게 풍자한 이 영상은 게시한 지 하루 만에 페이스북에서 2,2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것은 네덜란드 정부가 (트럼프에게) 보내는 메시지다”로 시작하는 이 짧은 영상은 트럼프 특유의 말투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음으로써, 그동안 트럼프가 걸어온 ‘약자 혐오적’ 행적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예컨대 “아프슬라위트다이크(Afsluitdijk) 벽은 대양의 물과 멕시코로부터 네덜란드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네덜란드의 지반이 해수면보다 낮아 지어진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제방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장벽을 세워 이민자들을 막겠다”던 트럼프의 공약을 풍자한 것이다.

이어 얼굴에 검은 칠을 하고 퍼레이드를 하는 네덜란드의 전통 축제 ‘블랙 피트’를 소개하며, “더 없이 모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전통”이라며 “당신이 매우 좋아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트럼프가 평소 이민자와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 발언을 남발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장애가 있는 네덜란드의 국회의원 제타 클라인즈마(jetta klijnsma)를 소개하면서는 “당신이 흉내 내며 놀려먹기에 아주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2015년 한 연설에서 장애를 가진 뉴욕타임스 기자를 흉내 내 한 차례 논란이 되었다.
영상의 말미에 화자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매우 잘 이해하고 이에 동의한다”며 “네덜란드가 두 번째가 되고 싶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 트럼프가 취임 연설에서 내놓은 미국 중심주의에 대한 풍자다.
정유경 인턴기자(서강대 프랑스문화 4)
[네덜란드가 트럼프를 환영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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