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직접 가담하지 않은 선원 1명은 징역 1년
강제하선 경고에 앙심... 사소한 말다툼 끝 살해
지난해 원양어선 광현803호에서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선원 2명 중 주범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부장 유창훈)는 24일 살인과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선원 B(32)씨에게 무기징역, V(32)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고종사촌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6월 19일 오후 4시쯤 광현803호 갑판에서 작업 후 술자리를 가졌고 사소한 시비 끝에 선장,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선장과 기관장인 피해자들을 연달아 무참히 살해하는 등 그 범행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반인륜적이다”며 “범행 수법 또한 매우 잔혹하고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무기징역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V씨에 대해 “흉기를 가지고 피해자들을 폭행했고 선박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에 대한 폭력행위는 그 자체로 죄질이 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흉기로 직접 살해하지 않았고 폭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 등이 고려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B씨와 V씨는 범행에 앞서 지난해 6월 초 인도양 세이셸공화국 빅토리아항에서 보고 없이 배에서 내렸다가 선장으로부터 하선시키겠다는 경고를 받고 불만을 품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당일 술자리에서의 시비는 기관장이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V씨와 B씨가 “가끔은 좋지 않다”고 답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V씨는 선원 식당에서 흉기를 가져와 허리춤에 찬 상태에서 선장을 폭행하다가 몸싸움으로 번졌고 다른 베트남 선원이 흉기를 바다에 버리자, B씨가 흉기를 다시 가져와 수십차례 찔러 살해했다. B씨는 같은 방식으로 기관장마저 무참히 살해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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