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초대 정부 땐 8명 입각
“女·유색인 5명뿐… 다양성 무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초대 내각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시대 이후 여성ㆍ소수자 비율이 가장 낮고 ‘백인 남성’ 장관이 최다 입성한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장관 내정자들의 의회 인준 등 조각 작업이 진행 중이기는 하나 인종ㆍ성별을 기준으로 백인 남성 장관이 총 17명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1981년 출범한 레이건 1기 내각과 같은 수치다.
백인 남성 장관은 조지 H W 부시 내각(1989)에서 12명, 조지 W 부시 1기 내각(2001) 때는 11명, 빌 클린턴 1기 내각(1993)에선 10명이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 초대 정부에서는 내각 입성 티켓을 거머쥔 백인 남성이 단 8명에 불과했다.
트럼프 첫 내각의 여성 및 유색인종 장관 내정자는 5명에 그쳤다. 레이건(2명), 조지 H W 부시(5명) 내각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공화당 정부인 조지 W 부시 1기 내각 때는 여성과 소수인종 장관이 9명이었고, 클린턴과 오바마 민주당 내각은 각각 12명, 14명이나 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각료급으로 지명 받은 여성은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린다 맥마흔 중소기업청장 등 4명이다.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장관은 흑인으로는 유일하게 내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여성ㆍ소수인종 장관 후보자들도 이른바 ‘내각 속 내각’이라 불리는 힘 있는 직책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폴 라이트 뉴욕대 와그너 공공서비스 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성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놨다”고 비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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