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제작 발표회
이영애 13년 만에 TV 복귀
“대장금과 이미지 중첩 우려
결혼 후 깊어진 연기로 깰 것”
"'사임당'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어제 급하게 다이어트에 돌입했어요."
배우 이영애가 서울 소공동 한 호텔에서 열린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에서 1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소감을 밝혔다.
26일부터 방영되는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이 사임당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수진방 일기'와 의문의 미인도를 발견하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사임당의 비밀을 풀어내는 내용의 퓨전사극이다.
조선시대 사임당의 삶을 재해석하고 도화서(그림을 관장하던 조선시대 관청)의 수장이자 사임당의 첫사랑이었던 이겸(송승헌)과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다. 조선시대에 비범한 여성으로 태어나 시대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영애는 "처음엔 사임당이 고루할 것 같았는데 '500년 전 사임당이 지금 5만원 초상화에 박제된 모습을 원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흥미가 생겼다"며 "드라마 '대장금'이 사료에 한 줄 기록된 인물에서 시작한 것처럼 사임당도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게 매력 있게 다가왔다"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MBC 드라마 '대장금'(2004) 이후 13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에 대해 그는 "아버지의 역할까지 해야 했던 여성으로서 대범하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대장금' 이미지와 겹치는 부분도 있다"며 "다만 결혼한 이후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게 돼 좀 더 깊은 연기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배우 송승헌은 "이겸은 가상인물이지만 캐릭터가 가진 힘이 좋았다"며 "이영애 선배와 연기할 수 있는 기회여서 더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송승헌과의 호흡에 대해 "카메라 앞에선 선후배라는 게 없어서 후배들에게 많이 배웠다"며 "아들이 송승헌을 질투한다. '머리에서 불이 난다'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사임당'은 한중 합작으로 1년여 동안 사전제작돼 지난해 10월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심의에 착수하지 않아서 방송은 미뤄졌고 이달 국내에서 먼저 방송되게 됐다.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인 '한한령'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사전제작 방식에 대해 이영애는 "집에서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다 하면서 배우의 역할도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송승헌은 "많은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제작하는데, 이번엔 사전제작으로 좋은 환경에서 촬영했다"며 "개인적으로 사전제작이 정착돼 완성도 있는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배우로서 활발히 활동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아시아 팬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집에서 엄마와 아내의 역할도 잘해내야겠지만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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