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민심 탓” 일부선 회의적 전망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여ㆍ야 유력 정치인들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여권 발 정계 새판짜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초ㆍ재선 의원들부터 들썩이고 있다. 당초 반 전 총장을 측면 지원하겠다던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집단 탈당 시기를 저울질하며 전면에 나설 움직임이다.
충청권에서는 충북 의원들이 적극적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의 고향을 지역구로 둔 경대수(충북 증평ㆍ진천ㆍ음성) 의원과 박덕흠(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ㆍ괴산)ㆍ이종배(충북 충주) 의원 등 3인이 ‘선도 탈당파’로 탈당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 의원 등은 반 전 총장이 퇴임하기 직전인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충청포럼 회장을 지낸 고 성완종 전 의원의 동생 성일종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초ㆍ재선 의원 일부도 반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 정치적 명운을 함께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류된다. 김성원ㆍ민경욱ㆍ이양수ㆍ이만희ㆍ이철규ㆍ최교일 의원 등 이날 서울 마포 캠프 인근 호텔에서 반 전 총장과 만난 초선 의원 10여명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이철규 의원은 설 전후로 ‘2차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반 전 총장을 동력으로 하는 추가 탈당이 현실화 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충청권 한 의원은 ‘충청권 탈당론’과 관련해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뜨지 않는 데 따른 고육지책 성격이 적지 않다”며 “충청권 의원들로서는 ‘왜 반 전 총장을 돕지 않느냐’는 지역 민심을 외면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론에 따라 탈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실제 탈당을 결심하기 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현역 의원 몇 명이 가세한다고 반 전 총장이 얘기한 ‘정치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일 수 있겠느냐”며 “자칫하다가는 반 전 총장의 입지를 더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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