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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박 대통령이 정유라 얘기 직접 꺼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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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박 대통령이 정유라 얘기 직접 꺼내 충격”

입력
2017.01.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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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소개해 준 사람은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 실토

차은택 “최순실에 보낸 사업 설명 이틀 지나 대통령 말씀자료에”

박 대통령 측, 최순실-고영태 관련 “내연관계로 진술했나” 질문에

차은택 “그렇게 보였다” 장내 술렁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문화계 심복’이던 김종(56ㆍ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차은택(48ㆍ구속기소)씨가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각별한’ 관계를 입증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23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8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차관은 2015년 1월 박 대통령이 체육계 개혁에 대해 얘기 하던 중 정유라(21)씨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정치권에서 정씨와 관련해 ‘공주승마’ 이야기가 나왔는데 대통령께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인데 부정적으로 나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며 “(대통령이) 정씨 얘기를 직접 꺼내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박 대통령이 그러면서 “이런 선수들을 위해 영재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게 김 전 차관의 설명이다.

김 전 차관은 차관 시절 장관을 건너뛰고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접 지시를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을 2013년 12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체육계에 대해서는 수시로 보고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관을 제외하고 비밀로 보고하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은 자신을 최씨에게 소개시켜준 사람이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라고 실토했다. 하 교수와 최씨는 정씨가 졸업한 서울 경복초등학교 학부모모임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정씨의 이화여대 온라인수업 대리수강에 관여한 혐의로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한때 최씨 최측근이던 차씨 입에서도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증언이 쏟아졌다. 차씨는 “최씨 사무실에서 데스크톱 모니터를 봤는데 국무회의 회의록 같은 것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최씨에게 공무원들과 했던 사업 취지를 글로 정리해서 줬는데, 이틀 뒤 대통령 말씀자료에 제가 줬던 특징적인 문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과 차명 휴대폰을 두고 연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만한 증언도 있었다. 차씨는 “(최씨에게) 특정 휴대폰이 있다”며 “(그걸로) 통화할 때 어깨 너머로 박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19일 헌재에 증인으로 나온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대통령에게 차명 휴대폰이 있다고 진술한 부분과 겹치는 대목이다.

이어지는 신문에선 최씨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내연관계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와 장내가 술렁였다. 박 대통령 측이 차씨에게 “검찰에서 최씨와 고 전 이사가 내연관계라고 진술했냐”고 묻자, 차씨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한 것이다. 박 대통령 측은 재차 “(검찰에) ‘아침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가보니 (둘이)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딱 붙어서 먹는 모습을 보고 관계를 의심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차씨는 “분위기가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박 대통령 측이 최씨의 실체를 언론에 폭로하며 이 모든 사태를 불러온 고 전 이사의 평판을 흠집 내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어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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